의료급여 개편 본격화…지출관리에서 건강보장 중심으로 전환
파이낸셜뉴스
2026.04.17 14:21
수정 : 2026.04.17 14:21기사원문
4차 기본계획 수립 착수 예방·재활·돌봄까지 지원
재가의료급여-통합돌봄 연계 강화, 2828억원 추경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료급여 제도를 단순 지출관리 중심에서 취약계층 건강보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편 논의를 본격화했다.
예방·치료·재활·돌봄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급증하는 수급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보강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7일 2026년 제1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 수립 방향 △재가의료급여-통합돌봄 연계 방안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내용 등을 보고·검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될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을 통해 제도 전반의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의료급여 기본계획은 3년마다 제도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장기 종합계획이다.
특히 2027년은 의료급여 전신인 의료보호 제도가 도입된 지 50년이 되는 해로, 취약계층 건강 개선 효과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종합 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건강 취약성이 심화되는 상황을 반영해 단편적인 의료비 지원에서 벗어나 예방·관리 중심으로 제도를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만성질환자 비중은 2014년 63.1%에서 2024년 84.4%로 크게 증가했고, 정신질환자 비중도 같은 기간 22.3%에서 35.2%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질병 예방과 관리 단계에서 중증 악화를 막고, 치료 이후 재활과 돌봄까지 연계하는 전주기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의료 외 복합적 욕구 미충족이 불필요한 의료 이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복지·주거·돌봄 제도와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중심으로 전문가 작업반을 운영 중이며,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의료급여심의위원회와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재가의료급여와 통합돌봄 연계 방안도 주요 논의 안건으로 제시됐다. 재가의료급여는 장기 입원 의료급여 수급자가 퇴원 후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돌봄·식사·이동 등을 통합 지원하는 제도로, 2019년 시범사업 이후 2024년 7월부터 전국 시행됐다.
현재까지 누적 6440명의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했으며, 대상자 만족도는 88.0%, 재입원 미고려 비율은 95.3%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존 제도는 퇴원 수급자 중심으로 운영돼 지역사회에서 노쇠가 진행된 고위험 수급자를 사전에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최대 2년 지원 종료 이후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통합돌봄과 연계해 노쇠 수급자 발굴과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민간 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지속적 지역사회 정착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가의료급여와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운영해 온 부산진구, 부천, 남양주, 전주, 김해, 서귀포 등 13개 시군구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특성에 맞는 연계 모델을 연내 마련하고, 시범 적용 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보강도 추진한다.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2828억원을 편성해 진료비 지원 재원을 확대했다. 2026년 의료급여 본예산은 약 9조84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조177억원 증가했지만 수급자 증가 속도가 예상을 웃돌면서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2026년 2월 기준 의료급여 수급자는 163만9000명으로 당초 예산 기준 160만7000명보다 3만2000명 많았다. 이에 약 5만명 증가를 반영해 총 예산을 10조2112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정부는 추경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의료급여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동시에 재정 추계 모델 고도화 등 재정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의료급여는 반세기 동안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온 제도"라며 "취약계층의 건강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되도록 실효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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