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부담 커질수록 냉난방 줄였다…고려대, 에너지 '프리바운드 효과' 확인
파이낸셜뉴스
2026.04.17 18:12
수정 : 2026.04.17 18:12기사원문
박금령 교수팀 더블린국립대 연구팀과 서울공공임대주택 분석
[파이낸셜뉴스] 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가구가 냉난방 사용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높은 시기일수록 필수적인 에너지 소비까지 억제되는 '프리바운드 효과'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고려대학교는 박금령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이 아일랜드 더블린국립대학교 리차드 월드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서울 공공임대주택 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해 주거비 부담과 에너지 사용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고 17일 밝혔다.
분석 결과,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높은 시기에 냉난방 사용을 줄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스스로 줄이는 '프리바운드 효과(prebound effect)'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주거비 부담 기준으로 활용되는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 30% 이상' 구간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주거비 부담이 새롭게 발생할 때보다, 부담에서 벗어날 때 냉난방 사용이 더 크게 증가하는 비대칭적 패턴도 확인됐다.
한 번 줄였던 에너지 사용이 여건이 개선되면 빠르게 회복되는 특성을 보인 것이다.
주거 형태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주거비 부담 변화에 따른 에너지 사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비아파트 거주자는 냉난방 사용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단열 성능이나 난방 효율이 낮은 주택일수록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사용을 줄이는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한 소비 선택이라기보다 경제적 여건과 주거 환경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 사용 감소가 실내 적정 온도 유지 부족으로 이어질 경우 건강과 생활의 질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금령 교수는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은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실제 거주 환경과 에너지 사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비아파트 등 취약한 주거 환경에 대한 단열 개선과 에너지 효율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 정책 분야 국제 학술지 'Energy Policy(IF=9.2)'에 지난 4월 8일 게재됐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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