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만 112만원·유럽 예약률 40% '뚝'…여행업계, 성수기 실종 공포
뉴스1
2026.04.18 06:00
수정 : 2026.04.18 06:00기사원문
2026.4.1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국제 유가 급등의 직격탄이 해외여행 항공권으로 향하고 있다. 오는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치솟으면서 장거리 노선의 경우 기름값만 100만 원이 넘는 시대가 현실화됐다.
18일 여행·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이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하며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확정됐다.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3월(6단계)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27단계나 뛰어올랐다.
한 달 새 15단계 역대급 급등…파리 왕복 기름값 3월 대비 5배 '폭탄'
가격 충격은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한항공 기준 5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최소 7만5000원(후쿠오카 등 최단거리)에서 최대 56만 4000원(LA·뉴욕·파리·런던 등 최장거리)이다. 왕복으로 환산하면 장거리 노선은 유류할증료만으로 112만원을 넘어선다.
전쟁 영향이 없었던 3월의 1만 3500원~9만 9000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특히 4월 18단계에서 5월 33단계로 한 달 새 15단계가 오른 것은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 도입 이래 최대 상승 폭이며, 33단계가 실제로 적용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도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8만 5400원~47만 6200원으로 확정했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며칠 내로 5월 유류할증료를 발표할 방침이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가 적용되는 이달 안에 항공권 발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월부턴 '예약 절벽' 진짜 고비…성수기 실종에 상한선 개편론까지
여행업계는 5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선발권 수요가 반짝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이달 안에 결제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4월 단계(18단계)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하나투어(039130)와 교원투어 관계자는 인상 전 가격으로 항공권을 확보하려는 수요를 잡기 위해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모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반짝 수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유류할증료 급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신규 수요는 이미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실제로 모두투어의 이달(4월 1~16일) 전체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특히 가격 부담이 커진 유럽·미주 등 장거리 지역 예약률은 약 40%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동남아 역시 일부 노선 비운항 영향이 겹치며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일본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중국은 15%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사 관계자는 "3월 초만 해도 5월 출발 상품 예약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는데 지금은 신규 유입이 주춤한 상태"라며 "선발권 효과가 끝나는 5월부터는 본격적인 예약 절벽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름 성수기 실종 공포…사상 초유 33단계 상한선 개편론까지 솔솔
여기에 여름 성수기 실종에 대한 공포와 33단계 상한 초과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은 발권 주기가 짧아 수요 감소가 더 빠르게 체감될 것"이라며 "문제는 성수기다. 일 년에 벌어먹여 주는 중요한 시즌인데 이 시기를 망치면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33단계 상한을 올리는 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예약 둔화가 더 클 것"이라며 "3·4월 선발권 영향으로 예약 건수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이 효과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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