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km 헤드샷 퇴장' 라팍 얼어붙은 4회초… 그러나 사자 타선은 그때부터 미쳐 날뛰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8 19:02   수정 : 2026.04.18 19:03기사원문
0-0 팽팽하던 4회초, 선발 오러클린 헤드샷 퇴장 '초비상'
위기 뒤 찬스! 급한 불 끈 이승민, 그리고 폭발한 '6연속 안타'
디아즈 2타점·전병우 3점포 쾅… 단숨에 5득점 빅이닝 완성
'파죽의 7연승' 1위 굳건… 3위 LG와 격차 벌리는 사자 군단



[파이낸셜뉴스] 야구계의 오랜 격언 중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아는 뻔한 진리 같지만, 그 뻔한 명제를 그라운드 위에서 현실로 만들어내는 팀만이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자격을 얻는다. 선발 투수의 예기치 못한 '헤드샷 퇴장'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고도 오히려 이를 대량 득점의 도화선으로 탈바꿈시킨 삼성 라이온즈가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삼성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의 주말 홈 경기에서 짜릿한 7-2 완승을 거뒀다. 파죽의 7연승을 질주한 삼성은 시즌 12승(1무 4패)째를 수확하며 굳건한 단독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반면 선두 탈환을 노리던 3위 LG(11승 6패)는 이날 패배로 삼성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분수령이자 하이라이트는 0-0으로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던 4회에 찾아왔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던 삼성 선발 잭 오러클린이 LG 오지환을 상대로 던진 3구째 시속 147km의 직구가 헬멧 챙 쪽을 아찔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올 시즌 KBO리그 세 번째 '헤드샷 퇴장'. 마운드의 계산이 완벽하게 꼬여버린, 벤치로서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초대형 위기였다.

하지만 올해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부랴부랴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승민이 1사 1, 2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LG 홍창기를 1-4-3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투수 앞 땅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들불처럼 번지려던 위기를 단숨에 진화했다.



마운드가 버텨주자, 이번에는 타선이 응답했다. '위기 뒤 찬스'를 엿보던 사자 군단의 방망이는 4회말 공격에서 LG 선발 임찬규를 무자비하게 두들겼다.

선두타자 이재현의 중전 안타와 '해결사' 최형우의 좌익선상 2루타로 만든 무사 2, 3루 황금 찬스. 타석에 들어선 르윈 디아즈가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나긴 0의 균형을 깼다. 불붙은 삼성 타선은 멈출 줄 몰랐다.

류지혁의 좌전 안타로 다시 이어진 무사 1, 2루 상황에서, 전병우가 임찬규의 5구째 시속 141km 직구를 통쾌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작렬시켰다. 무려 '6타자 연속 안타'라는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순식간에 5-0 빅이닝을 완성, 상대의 혼을 쏙 빼놓았다.

승기를 확실히 잡은 삼성은 특유의 기동력과 끈끈함으로 쐐기를 박았다. 5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특유의 빠른 발로 2루를 훔쳤고, 곧바로 최형우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1점을 더 달아났다. 6회말 2사 1루에서는 김헌곤마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리며 스코어를 7-0까지 벌려 사실상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들었다.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은 단연 두 번째 투수 이승민이었다. 오러클린의 퇴장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철벽같이 틀어막으며, 올 시즌 자신의 첫 승리를 달콤하게 장식했다.

어떤 변수가 터져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멘탈과 서로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는 투타의 조화. 대구벌을 수놓고 있는 사자 군단의 푸른 돌풍이 날이 갈수록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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