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임신부, 생일 이틀 앞두고 사망...'냉장고 살인마'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0:51
수정 : 2026.04.20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냉장고에 보관했던 남은 음식을 먹은 임신부가 식중독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중국 치치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에 거주하던 임신부 A씨(35)가 냉장고에 두었던 남은 음식을 섭취한 후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됐다.
지난해에도 67세 노인이 냉장실에서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롤케이크를 꺼내 먹은 뒤 발열과 복통, 구역질 등 증상을 호소한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며 특히 식중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식품을 냉장 보관하면 식중독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냉장 보관한 고기와 채소, 가공식품에서도 패혈증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다.
또한 냉동고에서도 수개월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냉장고 보관, 100% 안심하면 안돼
리스테리아균은 주로 육류나 유제품, 해산물 같은 식품을 통해 체내 유입된다. 특히 개봉된 소스나 밀봉되지 않은 음식, 심지어 냉장 보관 중인 자른 수박에서도 빠르게 증식해 '냉장고 살인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가벼운 설사나 발열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면역력이 낮은 임신부나 고령층이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유산이나 사산, 조산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태어난 아기에게도 패혈증이나 뇌수막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신생아 사망률이 무려 30%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잠복기가 최대 두 달로 길고 초기 증상마저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면 열과 근육통, 구토, 설사, 두통,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발열과 두통, 위장관염 증세에 그칠 수 있으나, 면역력이 낮은 환자나 유아, 고령자, 임산부 등에게는 심각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리스테리아균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부와 노인 등 고위험군이라면 냉장 보관된 음식을 섭취할 때 반드시 충분히 가열하고 섭취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냉장 보관 시에도 3일을 넘기지 않아야 하며, 자른 과일은 24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고 안에서의 교차 오염도 주의해야 한다. 날고기나 해산물이 다른 식재료와 닿지 않도록 반드시 밀봉해 보관하는 것이 좋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냉장고 내부를 전체 소독하는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상한 음식은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
문제는 식재료 자체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염된 식재료를 자른 칼이나 도마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으면 균이 다른 식품에 옮겨갈 수 있으며, 조리 전 손을 제대로 씻지 않아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육류용과 채소용을 구분해 사용하고, 조리 전후 손 씻기를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냉장 보관만으로는 식중독 예방에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리스테리아균은 작은 위생 실수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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