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철골 구조물 앞에서 속았다…사기꾼의 치밀한 '현장 연출'

파이낸셜뉴스       2026.04.21 07:00   수정 : 2026.04.21 07:00기사원문
강남 호텔 공사 현장 보여주며 지인 속여
받은 돈은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 계획



[파이낸셜뉴스]"이 호텔 주차장을 위탁받아 1년 운영하게 됐다. 공사를 먼저 시작해야 하니 돈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공사 현장. 철골 구조물이 올라가고 장비가 드나드는 가운데 A씨(47·남)는 지인을 그곳으로 불러냈다.

A씨는 실제 공사 현장을 보여주며 사업이 진행 중인 것처럼 설명했다. 회사 대표라는 신분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내세운 설명에 지인 B씨는 의심을 거두기 시작했다.

결국 돈이 오갔다. A씨는 2024년 5월 일 피해자에게 600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같은 날 자신의 계좌로 3000만원을 먼저 받았다. 이어 다음 날에도 같은 계좌로 3000만원이 추가로 입금됐다. 이틀 사이 총 6000만원이 A씨에게 건네졌다.

형식상으로는 차용이었다. 실제로 금전소비대차 약정서도 작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약정 내용과 달리 자금의 사용처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지 않았다.

문제는 사업의 실체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해당 호텔 주차장 운영을 위탁받은 사실이 없었고, 공사를 진행할 계획도 없었다. 주차장 운영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역시 약속과 달리 공사비로 쓰이지 않았다. A씨는 이를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는 존재하지 않는 사업을 내세워 지인을 속이고 금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진성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주차장 운영권을 내세워 피해자를 기망하고 금원을 교부받은 점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공사 현장까지 활용해 사업이 진행되는 것처럼 신뢰를 형성한 점도 고려됐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반면 피해 금액이 적지 않고 현재까지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됐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