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룡, "위기가 기회" 중동전쟁에 아프리카·남미로 눈돌려

연합뉴스       2026.04.20 16:25   수정 : 2026.04.20 16:25기사원문
엑손모빌·셰브런·BP·토탈 등 앞다퉈 지분매입·탐사협정 새 매장지 찾고 비축량 확대…"고유가 지속될수록 탐사 촉진"

에너지공룡, "위기가 기회" 중동전쟁에 아프리카·남미로 눈돌려

엑손모빌·셰브런·BP·토탈 등 앞다퉈 지분매입·탐사협정

새 매장지 찾고 비축량 확대…"고유가 지속될수록 탐사 촉진"

엑손 모빌, 토탈에너지스, 셰브론, BP 등 글로벌 주요 석유 기업들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이란 전쟁 발발 후 중동 지역에서 안정적인 석유·가스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아프리카, 남미 등 새로운 에너지 생산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 에너지 기업인 엑손 모빌은 나이지리아에 최대 240억 달러(약 35조3천억원)를 투입하겠다는 심해 유전 투자 계획을 내놨다.

또 다른 미국 에너지 기업인 셰브런은 지난 13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와 자산 교환 계약을 체결해 이 지역 사업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셰브런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전부터 미국 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을 할 수 있게 허가받은 유일한 미국 기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최대 해외 투자기업이기도 하다.

영국 석유 대기업 BP는 나미비아 해안의 석유 블록에 지분을 매입했고 프랑스에 본사를 둔 토탈에너지스는 튀르키예와 탐사 협정을 맺었다.

에너지 리서치·컨설팅 기업인 우드 매켄지의 추산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진행할 탐사 사업으로 총 1천200억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기업들의 이러한 투자 계획은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의 여파와 무관치 않다.

이란이 주변 중동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에 공격을 퍼붓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되며 걸프 지역에 광범위한 시설을 보유한 전 세계 석유 회사들은 1분기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엑손은 올해 1분기 자사 석유·가스 생산량이 6% 감소했다고 말했다. 엑손은 카타르 내 천연가스 시설 피해로 약 50달러 정도 수익이 감소할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미국 주유소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고유가 현상이 지속하며 석유 회사들은 예상치 못하게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이전에는 관심이 없거나 탐사를 포기했던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이는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비축량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엑손은 최근 그리스 해안 시추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고 이라크, 튀르키예, 가봉과 예비 탐사 협약도 체결했다.

셰브런은 올해 전 세계 해상 개발에 70억 달러를 배정했다.

각국 정부들도 에너지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권장 중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엑손, 셰브런 등 미국 주요 석유회사와의 유선 회의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계속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WSJ은 중동 지역 포성이 멈춰도 고유가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적극적인 석유·가스 생산지 발굴 흐름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업계 정보분석업체 리스태드 에너지 애널리스트 슈라이너 파커는 "지속적인 고유가는 탐사의 가장 좋은 친구"라며 "중장기적으로 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모든 석유통마다 위험 프리미엄이 붙어 사람들이 개척지 탐험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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