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운동회 앞둔 초등생들, 학교 담벼락에 '소음 양해문' 부착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8:01   수정 : 2026.04.20 17: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운동회를 앞두고 초등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소음 양해문'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스레드(Threads)에는 한 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은 '소음 양해문'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산책을 하고 오는데 동네 초등학교 담벼락에 빼곡히 붙어있더라"며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손 글씨로 작성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는 한 초등학교 담벼락 사진을 공개했다.

안내문에는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체육대회를 합니다. 체육대회를 열 때 소음이 날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초등학교 운동회 하면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창피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세상이 각박해진다", "운동회가 마을 잔치였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라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한편 실제로 초등학교 운동회 소음을 둘러싼 민원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4년 5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회 날, 인근 빌딩에서 소음에 항의하며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으며, 이보다 앞선 2022년 전북 전주, 2019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유사한 민원이 제기돼 운동회가 축소 운영된 바 있다.

이에 지난해에도 초등학교 운동회를 앞두고 아이들이 인근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과부터 하고 시작하는 요즘 초등학교 운동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저희 조금만 놀게요. 감사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영상을 올린 B씨는 "오늘 초등학생 아이 운동회"라며 "보호자들 참관도 없이 노래 한 곡 틀지 않고 마이크 볼륨도 높이지 않은 채 오전 9시부터 딱 2시간 40분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명 내외라 그리 소란스럽지도 않았다"며 "이 동영상의 소리가 다 함께 외친 처음이자 마지막 소리라 제일 컸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B씨는 "'죄송합니다'를 학교 측에서 시킨 것인지, 진행자가 시킨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아이 키우며 사는 것이 죄인이 된 것 같은 요즘 최대한 바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로 키우겠다. 조금은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며 부동산 가치는 챙기고, 정작 아이들 소리는 민원으로 여기냐", "운동회 한 번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아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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