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공공기관 아니다" 농민 2만명 여의도 모인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6.04.21 14:00
수정 : 2026.04.21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 농협 조합원 2만여명이 정부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농협 인사 및 감사에 개입하는 것은 민간 협동조합의 본질인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야당에서도 농협 자체 개혁안이 담긴 법안을 발의하면서 정부·여당과 농협·야당 간의 농협 개혁 갈등은 커지는 모양새다.
농협 조합원들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측 추산 2만여명 농협 조합장 및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과 관련해 △농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관치 감독 즉각 중단 △법적 안정성 해치는 독소조항 폐기 △자회사 지도·감독권 존치로 협동조합 정체성 수호 △비효율적 감사 기구 신설안 철회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시도 중단 등 5개 요구사항을 결의문으로 채택했다.
이어 "중앙회의 자회사 지도·감독권은 자회사들이 수익 중심의 경영에 매몰되지 않고, 농업인 지원과 농축협 배당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필수적인 장치이다. 이를 삭제하는 것은 협동조합으로서의 사업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농협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직선제 도입은 중앙회장에게 권한을 과도하게 집중시키고,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게 하여 조직의 결속력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농협 조합장들은 이번 결의대회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전체 위원은 조합장 65명이 중심이 됐다.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조합장 18명 전원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다. 비대위는 이날 현장에서 낭독한 결의문을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농협중앙회는 전국 조합장 1108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71명 중 96.1%가 직선제 도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농협 개혁방안을 두고 여야는 대치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과 국민의 힘 김선교 의원은 각각 이달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정이 만든 농협 개혁안은 윤 의원이 발의했다. 농협조직 감사를 위한 독립적인 기구 신설과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조합원 직선제 전환 등을 담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은 지난 13일 농협중앙회장을 '회장선출기구'를 통해 선출하는 안을 발의했다.
반면 김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마련된 이사회의 실질적인 경영 감독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독립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회장 및 집행부의 업무집행을 객관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안도 담았다. 또한 조합감사위원회 위원 전원을 외부전문가로 구성하되 인사추천위원회 및 총회를 거쳐 선출토록 함으로써 독립성을 제고했다. 국민의 힘 측에선 농협의 자체 개혁안을 내놓고 민주당 내부에선 당론과 일치하지 않는 법안이 나오는 셈이다.
한편 농민 단체 역시 개정안의 핵심인 '농협 중앙회장 힘 빼기'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이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직선제 등 정부 개정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농협 개혁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계통구매 단가를 현실화해 영농 생산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은 "회장이 184만 조합원의 표를 직접 구하게 될 때, 비로소 농협의 정책은 현장의 농민을 향하게 된다"고 직선제를 찬성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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