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핵 합의보다 강화" 트럼프 압박에 더 복잡해진 협상
파이낸셜뉴스
2026.04.21 18:27
수정 : 2026.04.21 18:27기사원문
이란과 11년전 공동계획 체결
우라늄 농축 제한적 허용했지만
美, 이번엔 전면 중단 등 목표
보유 440㎏도 국외 반출 요구
제재 완화는 사용처 한정 조건
■트럼프 "JCPOA보다 나은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이란과 맺고 있는 합의는 JCPOA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JCPOA는 핵무기 개발로 가는 확실한 길이었지만, 우리가 추진 중인 합의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일어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차이는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합의에서 이란이 15년간 민간용 수준인 3.67%까지 제한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트럼프 측은 이란의 자국 내 농축 활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한때 20년 중단을 주장했고, 이란은 5년 동결을 요구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10년간 농축을 중단한 뒤 최소 10년 동안 제한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오바마와 다른 '3대 축'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도 차이가 크다. 오바마 합의는 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제한하고 초과 물량은 희석하거나 국외 반출하는 방식이었다. 2015년 합의에서는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3.65%, 300㎏으로 제한했다. 반면 트럼프 측은 현재 이란이 보유한 60% 고농축 우라늄 약 440㎏ 전량을 국외로 반출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출 대상국으로는 프랑스와 튀르키예 등이 거론된다. 오바마식 해법이 관리와 통제에 가까웠다면, 트럼프식 해법은 제거에 가깝다는 평가다.
제재 완화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 제한의 대가로 해외 동결자산 해제와 원유 거래 제재 완화 등 대규모 제재 해제를 제시했다. 당시 이란의 해외자산 동결 해제(1000억달러)와 이란 석유거래 제한 해제를 합의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완화에도 보다 신중한 태도이다. 자금 사용처에 일정한 제한을 두려는 기류가 강한 반면, 이란은 제재 완화의 지속성과 불가역성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보다 더 강경한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란이 수용해야 할 문턱도 그만큼 높아진 상태다.
이란의 국제변호사 알리 나스리는 가디언에 "트럼프가 오바마와의 차별성을 입증하려는 시험대와 이란이 단기 유혹을 견디고 장기 전략을 택할지 여부 사이에 복잡한 평화의 경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협상이 단순히 '핵시설 몇 년 중단'이나 '제재 몇 % 완화'의 문제가 아니라 오바마식 핵합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안보질서를 설계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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