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용부담금 환급… SK하닉 ‘대기업 1호’
파이낸셜뉴스
2026.04.21 18:42
수정 : 2026.04.21 18:42기사원문
법인세 과세 취소 소송 최종 승소
法 "제재 공과금 아닌 비용" 판단
35억 환급… 기업들 줄소송 전망
5년간 납부한 부담금 4조 웃돌아
정부는 그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들에 행정적 벌금으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물려왔으며, 동시에 납부한 부담금을 법인세 산출 기준으로 삼는 과세소득에서 차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앞으로는 법인세 산출 시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기업들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4조원대를 웃도는 만큼 법인세 최고세율(25%)을 기준으로 1조원 가까운 돈이 환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기업들의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2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대법원 제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SK하이닉스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매긴 세금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판결로 약 35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쟁점은 이 부담금의 성격이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성'을 갖는지 여부였다. 벌금·과태료 등 제재 성격의 금전은 손금산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인세법에 따라 제재 성격으로 부과된 공과금에 대해 비용으로 인정(손금산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으로 인정되면 과세대상인 기업의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그만큼 법인세 부담도 감소하는데, 세무당국이 이를 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소송이 불거졌다.
법원은 SK하이닉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의무의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장애인 고용부담금제도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하회하는 사업주로부터 기금을 납부받아 의무고용률을 초과해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고용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사업주 간의 장애인 고용에 수반되는 경제적 부담을 나누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재정적인 목적보다는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유도적·조정적 부담금'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기업들의 환급 청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이 '비용'으로 인정되고, 소송에서 이긴 기업들이 나온 만큼 그간 부담금을 납부해온 다른 기업들이 이를 세무상 비용으로 반영해 환급을 요구할 유인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납부해 온 장애인 고용부담금 액수는 수조원 단위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5년간 정부가 징수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4조1639억원에 달한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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