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려만 달라" 바닥에 주저앉은 부사관 남편, 응급실 의사 "진심 의심했다" 증언
파이낸셜뉴스
2026.04.22 07:04
수정 : 2026.04.22 0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몸에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육군 부사관 남편이 "아내 상태를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응급실 의사가 "옷과 온몸에 냄새가 밸 정도"라며 이를 반박했다.
응급실 의사 "구더기 닦아내도 계속 나와... 시체 썩은내 진동"
증인으로 나선 의사는 "15년 의사생활 동안 살아있는 환자 몸에서 구더기가 나온 건 처음 봤다"며 "구더기가 너무 많아 생리식염수로 씻어내고 병실로 옮기려 했는데, 아무리 씻어내도 구더기가 계속 나왔다. 도저히 다 닦아낼 수 없어 그 자리에서 붕대를 감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또 방향제 때문에 수개월 동안 아내 몸이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는 남편의 주장에 대해 "처치실 안에 시체 썩는 냄새가 가득했고 옷과 온몸에 냄새가 밸 정도였다"고 말했다. 단 몇 시간 만에 냄새가 밸 만큼 썩는 냄새가 심각했다는 것이다.
이에 군검찰이 정말 냄새를 못 맡았는지 추궁하자 "물 썩는 냄새 정도는 났다", "아내 발이 까매서 잘 씻으라고 얘기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 "시신 썩은 냄새 진동"...몰랐다는 남편 말 '반박'
의사는 아내가 응급실에 실려왔던 날, 남편이 "아내를 살려만 달라"며 바닥에 주저앉은 모습을 보고 "저게 진심일까 의심스러웠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이날 재판에서 군검찰은 아내가 방치된 상태에서 과자와 빵, 주스로만 연명해 온 사실도 공개했다.
앞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의 역시 "15년간 매년 평균 200건을 부검했다. 사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구더기가 생긴 건 이 사건을 빼고 단 한 건"이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부검의는 아내의 상태를 몰랐다는 남편의 주장에 대해 "괴사성 병변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분변까지 묻어 있는 상태라 냄새가 상당해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악취는) 부패한 시신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A씨가 "아내가 의식이 없다"고 119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구급대 출동 당시 아내는 소파에 앉은 채 발견됐다. 오물이 덮인 채 발견된 아내는 몸 전체에 심각한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고, 썩은 부위마다 수만 마리의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병원으로 옮긴 다음 날 아내는 피부 괴사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졌다. 이후 A씨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은 A씨의 폭행과 학대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아내의 배에는 7.4ℓ가량 복수가 차 있었고 심장 무게는 620g으로 정상의 두 배 수준으로 부어 있었다. 목과 옆구리, 꼬리뼈 등 몸 곳곳에서 피부가 썩어가는 괴사성 병변도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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