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달라" 소방서 면접관의 연락… 처벌 어렵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3 18:28   수정 : 2026.04.23 20:04기사원문
대법 '법인격 없는 公기관' 이유로 면해



경기도 한 소방서 면접관이 면접응시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사적 연락을 했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방서는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에 해당해 양벌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그 행위자 역시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2월 경기도 한 소방서의 채용 면접위원으로 면접 과정에서 알게된 지원자의 개인 전화번호를 보관했다가 이후 개인적으로 연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접이 인상적이었다. 유튜브를 제작해야 하는데 만나서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쟁점은 A씨를 개인정보보호법상 법인과 행위자를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개인정보보호법 74조 2항은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개인의 업무에 관해 71∼73조(벌칙 조항)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 외에 그 법인·개인에게도 해당 벌금형을 과한다'고 정하고 있다.

1심과 2심은 소방서 면접위원 신분인 A씨가 양벌규정에서 말하는 범죄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소방서는 '중앙행정기관 및 그 소속 기관'으로서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있는 만큼, 그 소방서의 '사용인'이었던 A씨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양벌규정의 문구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해 상반된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에 의해 처벌되는 개인정보처리자로는 '법인 또는 개인'만 규정돼 있다"며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에 대해 해당 양벌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지역 소방서는 경기도지사 산하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속 기관으로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양벌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법인'인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고, 그 사용인인 A씨도 소방서와 마찬가지로 처벌 가능한 행위자는 아니라는 의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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