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로 전세계 재생에너지 활기 조짐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4:45
수정 : 2026.04.26 1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동 위기를 계기로 재생에너지가 전세계에서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들까지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체됐던 탈탄소 움직임이 다시 탄력을 받는다면 기업과 투자자들이 화석연료 중심으로 기울었던 시나리오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이후 지난 24일까지 S&P글로벌청정에너지지수는 9.41% 상승했다.
유럽에서는 지난달 전기차(EV) 판매가 급증했고 중국은 올해 1~3월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이 크게 늘었다. 영국의 재생에너지 기업 옥토퍼스에너지는 지난달 1~22일 태양광 패널 판매가 전월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고 EV 충전기는 20%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재생에너지 투자도 견조한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시 방침을 잇달아 철회하는 가운데에서도 풍력과 태양광 인프라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피치북은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전력 수요를 위해 천연가스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풍력과 태양광 역시 유력한 전력원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 역시 최근 몇 년간 태양광 발전 도입이 급속히 확대되며 에너지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원래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 대응 차원에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가구가 급증했다.
지난 2022~2024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은 5배 늘었고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도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가 됐다.
재생에너지 싱크탱크 영국 엠버 기준으로 풍력·태양광·수력 등 저탄소 발전은 전체 발전량의 55%를 차지해 세계 평균(43%)을 웃돈다.
닛케이는 "휴전 중재자로서의 존재감에 더해 LNG 의존도를 낮춘 선도적 사례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I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 원래부터 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이다.
미국의 아마존과 메타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지난해까지 3년 간 태양광을 비롯해 바이오매스·지열·수력 등 무배출 발전 설비 용량을 약 4배로 늘렸다. 데이터센터 전력의 67%는 재생에너지에서 나온다.
현재 유력 기업 경영진들은 상용화를 앞둔 핵융합 에너지로 향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핵융합이 실현되면 어디서든 영원히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며 "산업혁명 이전 증기기관 발명에 맞먹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닛케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정책적 지원이 약해졌더라도 환경 중시 기조는 여전히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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