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1.7%의 성장 저력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8:45   수정 : 2026.04.26 19:10기사원문

올해 1·4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7%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비로는 작년 상반기 0.3%, 하반기 1.7%, 올해 1·4분기 3.6%로 성장세가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 3월에는 중동전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유가가 급등하고 나프타 등 핵심품목 수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 성장률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1·4분기 성장률이 상승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우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 호황이 예상을 상회하고, 그간의 정부정책과 중동전쟁에 대한 정부 대응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1·4분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역대급 호조를 보였다. 정부 출범 직후 편성한 추경 효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증시 상승 등으로 내수 여력이 회복된 가운데 석유 최고가격제, 에너지 수요 관리, 대체 공급선 확보 등 신속하고 과감한 정부 대응으로 중동전쟁 영향이 최소화된 점도 작용했다.

특히 중동대응 성과는 최근 지표와 외신 평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월 1주차 OECD 23개국 평균 경유가격은 리터(L)당 3000원을 상회한 반면, 우리는 2000원을 하회하며 두 번째로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석유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p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물가가 버텨주니 3월까지 유의미한 소비 둔화는 관측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1·4분기 민간소비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 이유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은 경제에 치명적 타격 없이 7~8월까지 중동 충격을 견뎌낼 것"이라며 정부의 중동전쟁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중동전쟁은 그 양상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2개월이나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비상경제대응체계를 확고히 유지하며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이 지점에서 선제적인 추경 편성이 갖는 의미가 크다. 정책에는 시차가 있어 경제에 악영향이 나타난 이후 추진하면 늦다. 이번 추경은 조기 종전 가능성이 남아있던 상황에서 내린 과단성 있는 의사결정이었다. 이는 향후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정책 시계가 단기에만 머물러 있으면 곤란하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중에 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慮 難成大業), 사람이 멀리 생각함이 없으면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글이 있다. 1·4분기 성장률에 취하거나 중동전쟁 현안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일침이다. 이에 정부는 중동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혁신과 구조개혁 가속화를 통해 어떤 악재가 와도 끄떡없는 경제체질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경제성장전략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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