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금줄 조이는 美… '이란산 원유 유통' 中 정유사 40곳 제재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8:48   수정 : 2026.04.26 18:47기사원문
이란 거래 3국 압박·해상 봉쇄 병행
베선트 "석유 제재 추가 유예 없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산 원유 유통망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중국 정유사와 해운사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군사 대응을 넘어 '경제 전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중국 소재 대형 정유시설과 약 40개 해운사 및 유조선에 대해 경제 제재를 부과할 계획으로 2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이란산 원유 운송 및 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본격화한 것으로,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해온 강경 대이란 정책이 실제 정책 수단으로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은 이달 들어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물리적 봉쇄까지 병행하고 있다. 해상 통제와 금융 제재를 동시에 가동하며 이란의 수출 경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제재에는 중국 다롄에 위치한 헝리석유화학이 포함됐다.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 처리 능력을 갖춘 이 시설은 중국 내 최대 규모 민간 정유소 중 하나다. 미국 재무부는 헝리가 2023년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으며, 이를 통해 수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란 군으로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으로, 전쟁 이전 전체 수출량의 80~90%를 흡수해왔다. 다만 '그림자 선단'을 통한 우회 운송과 원산지 세탁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제재를 회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티팟 정유소'로 불리는 소형 정유업체들이 주요 수요처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제재 범위를 금융 영역으로 확대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사진)은 "이란이 원유를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데 의존하는 선박·중개업자·구매자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과 홍콩,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의 금융기관에 이란과의 거래 시 2차 제재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전달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행됐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이란 석유와 석유제품 수출 금지 유예 조처를 갱신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AP에 "이란에 추가 유예는 없다"면서 "우리는 항만을 봉쇄하고 있고, 그 어떤 석유도 (이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미 해군은 이란 석유를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유조선을 아시아 수로에서 나포하는 등 이란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베선트는 "앞으로 2~3일 사이에 그들(이란)은 (석유) 생산도 멈추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들의 유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조선을 통한 수송이 막히면 석유를 생산해도 저장할 곳이 없어지고, 결국 유전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진다. 한 번 가동이 멈추면 여러 기술적 요인들로 인해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유전을 영구히 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이 끝나도 이란 석유 생산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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