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K자' 양극화 심화…"대기업·부유층 웃고, 중소기업·영세민 운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8 03:40
수정 : 2026.04.28 03: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공급망 차질 속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부익부 빈익빈'의 'K자'형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대기업 성장세 확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대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우려와 달리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편입 기업 25% 이상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부정적인 신호가 그 어디서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 파라그 타테 주식 전략가는 대기업 수익 성장세가 독보적이라면서 기술과 금융 부문을 넘어 이런 흐름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데이터 업체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추산에 따르면 올 1분기 이들 500개 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EPS)은 6분기 연속 13%를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도 2022년 4분기 이후 최대 성장세가 예상된다.
항공사들도 돈방석
항공유 부족으로 고통받는 항공사들도 일부는 웃고 있다.
미 메이저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UAL)은 이코노미 좌석 매출이 7%, 일등석이나 넓은 좌석 같은 프리미엄 상품 매출이 14% 증가했다. 그 덕에 1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80% 폭증했다.
기업 출장 역시 최근 몇 주 사이 25% 급증했다.
UAL은 항공 요금을 최대 20% 인상해 내년 초까지는 연료비 상승분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날개 단 화석연료
석유, 가스 생산 업체들은 가격이 지금처럼 일정 한계 이상으로 뛰면 수요 둔화에 직면해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전 개발 업체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유전 서비스 업체 핼리버튼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핼리버튼 최고경영자(CEO) 제프 밀러는 지난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에너지 환경이 단 60일 만에 의미 있게 변했다"면서 "노르웨이,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산유국들을 찾아 투자를 논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쪼들리는 소비자
그러나 주유소의 높은 기름값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달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조사 책임자인 조앤 수는 "연령, 소득,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경제 비관은 지난 50년을 통틀어 가장 어둡다"고 우려했다.
소비가 움츠러들면서 세계 최대 소비재 업체 가운데 한 곳인 프록터앤드갬블(P&G)의 매출 성장률은 정상 수준인 4%에 못 미치는 3%를 기록했다.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데이코는 경제가 '승자 독식'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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