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 의무가입 제동…헌재 "헌법불합치"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6:28   수정 : 2026.04.29 16:28기사원문
변리사·변호사 오랜 직역 갈등...별도 단체 설립 대안도 고려



[파이낸셜뉴스]모든 변리사가 대한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 변리사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규정은 당장 효력을 잃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내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29일 변리사법 제11조 중 '등록한 변리사'에 대한 의무가입 규정에 대해 재판관 4인의 헌법불합치, 3인의 위헌, 2인의 합헌 의견으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법불합치 의견은 김상환·김형두·정형식·오영준 재판관이, 위헌 의견은 김복형·조한창·마은혁 재판관이, 합헌 의견은 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이 각각 냈다. 헌법불합치와 위헌 의견을 합쳐 위헌 정족수(재판관 6명)를 충족했으나, 즉시 효력 상실에 따른 혼란을 고려해 헌법불합치가 주문에 적혔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2027년 10월 31일까지 개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문제된 규정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해 업무를 시작하려는 경우 지식재산처장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동시에 대한변리사회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변리사로 등록한 변호사들이 변리사회 미가입을 이유로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 이들은 징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변리사와 변호사 간 갈등은 오래된 직역 충돌 문제다. 변리사법은 제정 당시부터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 부여해왔으나, 변리사회는 해당 제도 폐지를 요구해 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를 반대해 입법이 번번이 무산됐다. 변리사 측은 특허소송 대리권 확대를 요구하고, 변호사 측은 이를 저지하는 등 양 직역 간 갈등은 지속돼 왔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들은 변리사회 가입을 거부하며 별도 단체 설립 필요성도 제기해왔다.

헌재는 쟁점이 된 의무가입 규정이 결사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했다. 다수 의견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하면서도,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특히 변리사 제도가 변호사와 변리사 간 직역 갈등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변리사회가 비변호사 변리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항이 변호사인 변리사에 대해 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은 변호사인 변리사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또 별도의 변리사 단체 설립을 허용하는 등 덜 침해적인 대안이 존재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헌재는 즉시 위헌으로 선언할 경우 변리사회 운영 근거가 사라져 제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입법자가 제도를 보완할 시간을 부여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택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단일 단체 가입 강제 자체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봤다.
이들은 단일 단체 체제가 내부 자율적 통제를 약화시키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사 표현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전문자격사 단체의 의무가입 제도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변리사회가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을 고려할 때 해당 규정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제도 폐지 시 변리사회 대표성과 기능 약화 등 부작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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