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석화 발 묶인 사이…中, 수출로 시장 판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2026.05.04 14:20
수정 : 2026.05.04 14:28기사원문
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국내 NCC 가동률 하락
석탄·메탄올 기반 중국, 가격 상승 국면서 수출 급증
중국 점유율 확대·거래선 잠식 우려
[파이낸셜뉴스]중동발 공급 충격으로 글로벌 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했지만 수혜는 한국이 아닌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원료 확보에 막힌 국내 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춘 사이 중국은 석탄·메탄올 기반 생산을 앞세워 수출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공급 쇼크는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아시아 지역 화학업체들이 원료 부족을 겪으며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에틸렌, 메탄올, 폴리에틸렌(PE) 등 주요 제품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통상 이런 국면에서는 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업황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가격이 내수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가격 차를 활용한 수익 기회도 확대됐다. 일부 품목에서는 t당 수백 위안 수준의 마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은 기존에 수출 비중이 낮았던 에틸렌까지 외부로 내보내는 등 전략적으로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내수 대응과 기존 거래선 유지에 집중하면서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가동률 상향 움직임도 감지된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은 73%에서 83%로, 여천NCC는 60%에서 65%로, 대한유화는 62%에서 72%로 각각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이는 정부의 나프타 수급 안정 지원 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수입단가 상승분의 최대 50%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원료 수급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대응은 단기적인 내수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수출 경쟁력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중국이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국내 기업 수출이 제한된 사이 중국 제품을 경험한 기업들이 가격 등을 이유로 이를 계속 선택할 경우 기존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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