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이면 갚을 수 있다" 4억원 가로챈 분양대행사업자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6:10
수정 : 2026.05.03 16:09기사원문
적법하게 담보 제공하기 어려운데
가능한 것처럼 속이고
특약 내용 알리지 않는 등 기망
법원 "변제능력 명백히 속였다고 볼 순 없다" 판시
분양률 달성 불가능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지난 2018년 3월 A씨와 B씨는 주식회사를 운영하던 지인 C씨로부터 솔깃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원리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자도 높게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C씨는 약정한 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건물을 준공 완료한 시점에 분양가 9억원 상당의 한 호실을 양도해 줄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연 24%의 지연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지급하는 대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내용이 기재된 약정투자계약서, 부동산 조건부 매매 계약서, 분양 계약서, 현금완납증명서도 보여줬다. A씨와 B씨는 각각 3억원과 1억5000만원을 같은 날 송금했다.
다만 법원은 C씨가 피해자들에게 변제능력에 대해 명백히 속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금원 교부 당시 위와 같은 분양률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 제출된 각종 증거 자료와 증언이 근거가 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한 피해자는 법정에서 C씨로부터 분양률 85% 달성 시 수익금 담보 대출을 받아 갚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C씨도 약정한 변제기일까지 분양률 85%를 달성해 수익금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와 함께 주식회사를 운영한 공동운영자 D씨도 법정에서 C씨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 구체적으로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받을 당시 C씨의 채무 상태는 양호한 상태였고 약정 변제기일까지 분양률 85%는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분양률이 지난 2017년 7월경 세대수 기준으로 76%로 분양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시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정덕수 판사)은 지난달 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C씨(56)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상신청인의 신청은 각하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적법하게 건물을 담보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해 거액의 금원을 편취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은 유리한 정상에 해당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공소사실이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해야 하나, 일부 혐의와 관련해 사기죄가 유죄로 인정되므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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