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에게 3이닝을? 벤치의 무리수... 결국, 디아즈 끝내기포에 산산조각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7:21
수정 : 2026.05.03 17:21기사원문
'2623안타' 최형우, 손아섭 넘고 KBO 역대 최다 안타 단독 1위 등극
하위 타선의 반란… '연타석 홈런' 허인서의 원맨쇼도 팀 패배로 빛바래
쿠싱에게 3이닝 맡긴 한화, 9회말 디아즈의 끝내기 3점포에 망연자실
[파이낸셜뉴스] 비가 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마침내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안타 단독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3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최형우는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통산 2623번째 안타를 신고, 두산 베어스 손아섭을 제치고 KBO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사나이가 됐다.
하지만 대구벌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한화 8번 타자 허인서였다. 3-2로 삼성이 앞서가던 5회초, 3~4회를 퍼펙트로 막아내며 순항하던 삼성 에이스 후라도를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7회초 바뀐 투수 이승현을 상대로 또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홈런(3경기 연속)을 작렬시키며 홀로 팀 타선을 멱살 잡고 끌고 갔다.
한화의 승부처 집중력도 매서웠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 2루. 한화 벤치는 김태연 대신 베테랑 채은성을 대타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웠고, 채은성은 이승민의 144km/h 직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진 황영묵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더해지며 한화는 6-4로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운명의 9회말. 한화 마운드에는 여전히 잭 쿠싱이 서 있었다. 7회말 1사 1루 위기 상황에서 조기 투입된 마무리 쿠싱에게 사실상 3이닝을 맡기겠다는 한화 벤치의 '초강수' 혹은 '무리수'였다.
그리고 야구의 신은 이 무리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희망의 불씨를 당겼고, 대기록의 주인공 최형우가 또다시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 2루의 압박감을 쿠싱에게 안겼다.
타석에는 르윈 디아즈. 쿠싱의 3구째 스위퍼가 밋밋하게 떨어지자, 디아즈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 7-6. 장장 3시간이 넘는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자, 무리하게 마무리를 쥐어짠 한화 벤치에 내려진 냉혹한 징벌이었다.
전날 3-13의 완패를 기적 같은 끝내기 홈런으로 완벽하게 설욕한 삼성은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며 대구 홈팬들에게 최고의 주말을 선사했다.
반면 한화는 허인서의 눈부신 활약과 벤치의 승부수가 모두 9회말 단 한 방에 산산조각 나며 뼈아픈 내상을 입은 채 대구를 떠나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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