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복지 새 지평 여는 데이터 기본권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8:34
수정 : 2026.05.03 19:08기사원문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기본통신권 보장을 위한 요금제 개편방향'은 국민 누구나 일상적인 소통과 정보 접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구체화한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간 대한민국의 통신 정책은 '하드웨어적 성취'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촘촘한 망과 초고속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번 정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인프라 중심' 성장에서 '이용자 중심' 서비스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겼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최근 우리 사회는 주거, 건강, 복지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영역을'기본권'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일상적 삶의 조건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점차 확장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 정책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권리 체계를 구체화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주력인 5세대(G) 요금제는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지속 이용이 가능한 '안심데이터' 구조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그러나 출시된 지 오래된 일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국민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만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구조다.
향후 도입될 최적요금제 고지제도는 정보의 비대칭을 완화하고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이는 통신 서비스 전반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책은 통신을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접근 보장의 기반'으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데이터 기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정책이 우리 사회의 디지털 안전망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모든 국민이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안정적으로 누리는 기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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