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도 반한 '그 곳' 이야기…'콘텐츠특별자치도' 제주
파이낸셜뉴스
2026.05.04 18:31
수정 : 2026.05.04 18:30기사원문
'미다스의 손' 제주콘텐츠진흥원
폭싹·웰컴투 삼달리·아일랜드 등
제주서 머물며 찍은 드라마·영화
K콘텐츠 세계화 핵심 축으로 주목
한해 수십억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제주 특유의 환경·문화와 더불어
창작·교육 인프라 겸비한 생태계
영상산업 클러스터 조성 검토 중
글로벌 AI 기업과 협업 기회 넓혀
제주가 K-콘텐츠 생산기지로 주목받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4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이런 흐름을 지역 산업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주를 품은 콘텐츠, 도민과 함께 성장하는 콘텐츠산업'을 미션으로 문화와 산업의 융합을 통한 K-콘텐츠 선도도시 '제주'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
영상 분야 성과가 먼저 흐름을 만들었다. 제주다양성영화 지원작은 2024년 국내외 영화제 수상·초청·상영 35건에서 2025년 76건으로 늘었다. 영화 '내 이름은', '한란' 등 제주 로케이션과 다양성영화 제작지원 작품도 국내외 영화제와 극장에서 관객 접점을 넓혔다.
제주 로케이션 유치는 지역경제와도 맞물린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의 자연과 가족 서사를 세계 시청자에게 전달했고, '웰컴투 삼달리'는 제주 마을과 귀향 정서를 드라마 소비의 현장으로 끌어냈다. '아일랜드'와 '폭군'은 제주가 판타지와 장르물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소비액은 2024년 9억8000만원에서 2025년 12억원으로 늘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024년 50억원, 2025년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간 제주 로케이션 작품 20편은 31억원의 지역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5월 16일 제주시 향사당에서 넷플릭스와 '제주 문화관광과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첫 협약으로, 도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활성화와 제주콘텐츠진흥원과의 원스톱 협업체계 구축이 담겼다.
넷플릭스는 제주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킹덤: 아신전'과 '수리남'이 제주에서 촬영됐고,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어 제목과 생활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에는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을 비롯해 한석규, 윤계상, 추자현, 유재명, 김종수가 출연하는 새 시리즈 '괸당(가제)' 제작도 확정됐다. 괸당은 혈연·지연으로 얽힌 가까운 관계를 뜻하는 제주어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로케이션 유치 지원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제주 촬영·제작 영상물 지원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높였고, 섬 지역 촬영 부담을 낮추기 위한 물류비와 기술 지원도 새로 추진한다.
대규모 영상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성장으로 대형 세트장 수요가 커지면서, 제주도는 내년 대규모 야외세트장 조성을 추진하며 연구용역으로 후보지와 규모,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홍콩필마트에서 제주 로케이션 홍보부스를 운영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도 해외 작품 유치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창작 인프라와 인재 양성은 산업 생태계의 뼈대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제주콘텐츠코리아랩,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제주웹툰캠퍼스, 제주음악창작소, 한림작은영화관,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 BeIN; 공연장 등을 운영하며 교육·창작·제작·후반작업·공연·창업 지원을 연결한다.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는 '아일랜드', '폭군', 2022 CFS 그랜드 파이널 e스포츠 대회 등 촬영·운영 사례를 쌓았다.
만화·웹툰·영상 분야 교육 수료생은 2024년 4924명에서 2025년 5160명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76개 기업의 신규 정규직 156명 채용을 지원했고, 2년 이상 장기 고용유지 인원은 4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초기창업 기업 10개사 역량 강화 지원으로는 매출액 11억6400만원, 시장진출 107건, 지식재산권 출원 42건의 성과를 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제주 콘텐츠산업의 새 실험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3월 17일 비인공연장에서 어도비코리아, 제주특별자치도와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콘텐츠 산업 활성화, 인재 양성, 지역 기업 AI 기술 활용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협력을 추진한다.
제주AI국제필름페스티벌도 AI 콘텐츠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95개국에서 1210개 작품이 접수됐고 관람객은 2208명, 11개국 83명 학생 대상 AI 창작 교육도 진행했다. 어도비, 구글 클라우드, 유네스코 등과 협업하며 AI 기술과 문화콘텐츠의 접점을 넓혔다.
제주글로벌콘텐츠포럼에서는 파트너스데이 컨설팅을 통해 제주애퐁당이 5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개막 애니메이션 '신비할망'은 2026년 투니버스와 ANITV 방영이 확정됐다.
강민부 제주콘텐츠진흥원장은 "이야기는 사람을 움직이고 콘텐츠는 지역을 성장시킨다"며 "탐라 1000년 역사의 결, 제주 사람들의 일상과 삶의 기억, 지켜온 가치를 콘텐츠로 녹여낼 수 있도록 창작자와 기업이 안정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기획 단계부터 제작, 유통, 확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제주의 이야기가 더 많은 무대에서 공감과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현장에 답이 있는 기관으로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jyb@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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