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차림으로 미술관에 나타난 관람객…'난입' 아니고 '무료' 입장
파이낸셜뉴스
2026.05.06 07:09
수정 : 2026.05.06 10: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검정색 수영복을 입고 어깨에 수건을 걸친 젊은 여성이 작품을 응시한다. 여성의 옆에 상의를 탈의한 오렌지색 반바지 수영복을 입은 남자가 작품 속 붓 자국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스위스 바젤 외곽의 한 미술관에서 단 하루 펼쳐진 풍경이다.
AFP통신은 스위스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수영복을 입고 오는 관람객에게 25스위스프랑(약 4만 7000원)의 입장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술관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유명 연작 '목욕하는 사람들' 중 1890년에 그려진 그림 한 점을 위해 이 이벤트를 마련했다.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은 자연 속에 녹아든 나체의 인물들을 묘사하며 단순히 누드화를 넘어 그의 예술 철학을 집대성한 연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관 안 수영복을 입은 이들이 유심히 본 이번 작품은 파란 하늘과 초록빛 자연을 배경으로 나체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장면을 묘사했다.
이번 이벤트를 구상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자연 속 인체에 대한 작가의 비전을 유쾌하게 현대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측 의도대로 '용기 있게' 이벤트에 참여한 소수의 관람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부 관람객은 미술관 정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기도 했다.
바젤에서 일하는 34세 포르투갈 건축가 아나 로페스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채 "세잔의 그림을 보면 그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과 인간의 유기적인 경험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AFP에 말했다.
스위스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줄리엥 론데(34) 역시 "황당하지만 대담한 생각이다. 마음에 든다"며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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