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GRIT인재융합학부 신설 "없는 정답 찾아갈 것"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5:38
수정 : 2026.05.06 15:38기사원문
이창호-이세돌 대담 'AI 시대, 바둑과 같은 교육방향 전해'
[파이낸셜뉴스] "없는 정답을 찾아가겠다"(이창호 국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GRIT인재융합학부를 신설한 가운데 '바둑'을 통해 이 같은 교육 방향이 제시됐다.
인재융학학부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인간의 판단력·창의성·끈기·회복력으로, 학생이 직접 전공을 설계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이와 관련 바둑의 거장인 이창호 국수와 이세돌 교수는 AI와 공존하는 창의적인 판단력을 강조했다. 한 판의 바둑에는 계산과 직관, 결단과 책임, 복기와 재도전이 모두 담겨 있다. 이미 주어진 답을 빠르게 외우는 능력보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끝까지 몰입하는 힘이 중요해지는 AI 시대 교육 방향과 맞닿는다는 설명이다.
이창호 국수는 "좋은 수는 대개 흔들리는 순간에 나온다"며 "끝까지 생각하고 버티는 시간이 결국 실력을 만든다. 늘 정답은 없지만 없는 정답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세돌 교수는 "창의적인 수는 갑자기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수없이 부딪히고 실패한 시간이 있다"며 "남이 보지 못한 길을 보려면 먼저 자기만의 질문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이창호 국수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정확성으로 세계 정상을 지켰고, 이세돌 9단(UNIST 특임교수)은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들은 AI시대 창의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생각의 주도권을 AI에게 빼앗기면 안된다"며 "무조건 따라하면 안되며, 낯선 상황에서 자기 생각으로 선택을 내리는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국수도 "AI의 조언을 판단했을 때 공감이 되면 그대로 할 수 있지만, 이에 앞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AI가 좋은 수를 알려줘도,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UNIST에 따르면 GRIT인재융합학부는 학생이 전공과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미래형 교육 모델이다. 입학생은 기존 학과를 고르는 대신 자신의 연구 질문과 관심 분야, 진로 목표를 바탕으로 학업 경로를 짠다.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 탐구교육(PBI)으로 운영되며, 학생마다 전담 교수가 배정돼 1대1로 학업과 탐구를 지도한다.
특히, 과도한 학점 경쟁을 줄이고 도전적인 학습을 장려하기 위해 교과목에 P/NR(Pass/No Record) 평가 방식을 적용한다. 학생은 졸업 시 융합이학사 또는 융합공학사 학위를 받으며, 직접 설계한 전공명은 성적증명서에 공식 표기된다. 2027학년도부터 'GRIT인재전형'으로 신입생 10명 내외를 별도 선발할 계획이다.
초대 학부장을 맡은 김철민 교수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갈 시대에 정답 없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갈 돌파력과 생존력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고 신설 취지를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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