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업적도 지웠다"..선대 후광 없애고 '김정은 헌법' 개헌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6:43   수정 : 2026.05.06 16: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개헌을 통해 50여년간 이어진 사회주의 헌법의 근간을 모두 바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일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기존 헌법에서 담겼던 선대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내용을 대거 삭제하면서 사실상 '김정은 헌법'을 제정했다.

6일 공개된 북한 개정 헌법에 따르면, 사회주의 헌법 서문 1조에 명시됐던 '김일성·김정일의 국가건설 사상과 업적이 구현된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라는 표현은 삭제됐다.

이번 북한의 헌법 개정은 지난 3월 22일~23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의 결과물이다. 헌법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북한은 이번 개헌으로 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명시했던 부분을 포함해 그의 업적을 서술한 부분을 대거 지웠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은 김일성과 김정일 동지의 주체적인 국가건설사상과 국가건설업적을 법제화한 김일성-김정일헌법이라는 조문도 삭제했다. 또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회주의 건설의 업적을 담은 관련 헌법 조항들도 모두 뺐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은 대폭 강화했다. 사회주의 헌법(2023년 기준)에서 '최고영도자'로 명시됐던 국무위원장이 '국가수반'으로 새롭게 정의됐다.

헌법 국가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규정한 제6장의 배열 순서도 국무위원장을 2절에서 1절로 전진 배치했다. 기존 1절에 등장했던 최고인민회의(남한의 국회 격)보다 국무위원회가 앞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국가 최고 권력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과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핵무력 사용 권한을 위임할 권한이 국무위원장에게 있다고 명시한 조항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핵 무력에 대한 통솔권이 김 위원장에 있음을 명문화하면서 권력 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국무위원장이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는 국가 중요 간부에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내각총리가 포함된다는 점도 명시했다.

국가서열 2, 3위에 해당하는 권력자 역시 김 위원장 의중에 따라 얼마든지 해임될 수 있다는 것을 부각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역시 사임시킬 수 있으며, 최고인민회의가 법령·정령·결정·지시 등을 채택하더라도 국무위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주의헌법에 규정된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 등을 삭제함으로써 명목상으로나마 존재하던 국무위원장에 대한 견제 기능마저도 없앴다.


이외에 4대 세습을 위한 젊은 층의 민심을 잡기 위한 개헌도 이뤄졌다. 제29조에서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이를 기존 16세에서 17살로 상향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이번 사회주의헌법 개헌은 선대인 김일성 주석이 일군 체제의 후광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면서 "김정은의 우상화속에서 탄생한 북한의 새로운 체제를 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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