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잠식하는 중국車, 늦기 전에 적극 대응을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8:06
수정 : 2026.05.06 18:06기사원문
1분기 등록 전기차 36.5% 중국산
국내 생산 차량 세금 혜택 등 고려를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을 앞세운 중국 자동차들이 국내로 밀려들고 있다. 전시장을 설치하기 시작한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 체리 등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가격은 물론 성능까지 향상된 중국 자동차들이 시장을 잠식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미 한국에 상륙한 BYD는 올해 1·4분기 국내에서 3968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거의 400배나 늘었다. 지커는 고급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과 안전·편의사양, 디자인 등이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샤오펑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릴 정도로 자율주행에서 혁신적인 업체로 꼽힌다.
중국 자동차들의 무기는 낮은 가격이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지배적이다. 지난 2월 BYD가 국내에 출시한 소형 전기 해치백 모델은 2450만원에 불과하다. 두배가 넘는 한국 전기차들이 가격으로 경쟁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품질도 대폭 개선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3년 안에 전기차 시장이 중국에 점령당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엄살이 아니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에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 벌써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개편되면 중국 자동차는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세계를 지배한 한국 TV가 중국 제품들에 시장을 먹히고 있는데, 자동차 시장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자동차들의 공습에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공세는 우리 제조업과 나아가 경제 전체를 흔들고 있다. 반도체도 우리 턱밑까지 쫓아왔고, 일부 부문에서는 한국을 추월했다. 정부나 기업이나 석유화학·철강 산업처럼 넋 놓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유럽은 규제장벽으로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넘는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봉쇄했다. 유럽연합(EU)은 반보조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 관세에 더해 업체별 17.8~45.3%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새 보조금 지급기준을 검토 중이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다. 관세 부과는 무역마찰을 부를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명백한 근거를 확보한 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세금을 깎아주는 우회적인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저가 공세에 대응하는 본질적인 대책은 품질 향상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으로 끊임없이 품질을 높여야 한다. 자동차든 TV든 중국의 공격을 막아내고 이기는 길은 첫째도 혁신, 둘째도 혁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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