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미분양, 대여 창고로 활용… 보물단지 됐죠"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8:11
수정 : 2026.05.06 18:10기사원문
남성훈 아이엠박스 대표
1인 가구 늘며 셀프스토리지 인기
임대인이 설비 투자하면 대리 운영
美·日 비해 시장 규모 걸음마 수준
연면적 1000㎡ 이하 규제 풀리길
서울 신림역 인근 숙박업소 밀집지역의 한 오피스텔 지하층. 준공 이후 3년간 미분양이던 이곳은 최근 월 매출 500만원을 올리는 수익공간으로 바뀌었다. 셀프스토리지 업체 '아이엠박스'가 입점한 지 두 달 만이다.
6일 서울 강남구 아이엠박스 본사에서 만난 남성훈 대표(사진)는 "앞으로 서울의 오래된 건물과 공실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아이엠박스는 도시의 유휴공간을 다시 수익화하는 해법"이라고 소개했다.
남 대표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던 시절 친구 집에 짐을 맡겼던 경험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선반형 창고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외곽 물류창고를 조성해 이삿짐센터 형태의 사업을 운영했다.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남 대표는 "지점을 하나 열 때마다 수억원이 들어가는 구조로는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공실을 가진 임대인과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바꿨다"고 했다.
아이엠박스는 건물주가 시설투자비를 부담하면 회사가 운영을 맡아 발생 매출을 공유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매출 기준 임대인이 80%, 아이엠박스가 20%를 가져간다. 수익성도 높다. 주요 지점은 3.3㎡당 월 매출이 12만원 수준이다. 남 대표는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상가 2층이나 지하도 셀프스토리지로 전환하면 임대료 대비 2~3배 수준의 매출이 가능하다"며 "공실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셀프스토리지 사업의 성장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와 주거면적 축소를 꼽았다.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36%를 넘어섰고, 수도권 기준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33㎡ 수준이다. 남 대표는 "뉴욕이나 도쿄처럼 서울도 결국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집 안 공간은 비싸고, 셀프스토리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생활 인프라처럼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셀프스토리지가 성숙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셀프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3조원에 달하며, 전체 인구의 약 10%가 이용하고 있다. 일본 역시 최근 16년간 연평균 6.5% 성장했으며, 지점 수는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한국 시장 규모는 아직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남 대표는 "방치된 건물은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지만 셀프스토리지는 이를 다시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바꾼다"며 "장기적으로는 도시재생과 주택 공급에도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셀프스토리지는 지난해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포함됐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면적제한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현재는 연면적 1000㎡ 이하까지만 허용된다. 남 대표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면적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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