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어 들어서는 한강변 60층 건물...공사기간은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2026.05.11 14:08   수정 : 2026.05.11 14:08기사원문
50층 이상은 '초고층'...별도 기준 적용
60층대 사업장은 '공기 60개월' 웃돌아
"무리한 단축은 품질·안전 리스크로 귀결"

[파이낸셜뉴스]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초고층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강변 주요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60층 안팎의 주거단지 계획이 잇따르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높아지는 층수 만큼 공사 기간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한강벨트'에서 구축 아파트들이 재정비에 나서면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바뀔 예정이다. 압구정·여의도·성수 등에는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 단지 조성이 계획돼있다.

문제는 높이 만큼이나 늘어나는 공사 기간이다. 층수와 공사기간 사이의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사업장에서 확인돼왔다. 지상 35층 규모인 용산 산호아파트는 49개월, 49층 규모의 여의도 대교와 신반포2차는 각각 57개월 수준의 공기가 제시됐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사 기간은 함께 늘어나는 것이 통상적이다.

층수가 50층을 넘어설 경우 공기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를 넘는 건축물은 초고층으로 분류되며 일반 공동주택과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일정 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는 특정 층에 공간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건물 전체의 구조와 동선, 설비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구조 설계 난이도 역시 급격히 높아진다. 고층으로 갈수록 풍하중과 진동 제어 기준이 강화되고 콘크리트 타설과 자재 인양, 외장·커튼월 시공, 승강기와 급배수·소방 설비까지 전 공정의 복잡도가 동시에 상승한다. 초고층 건축이 '층수만 높은 건물'이 아니라 별도의 기술 집약형 프로젝트로 분류되는 이유다.

실제로 부산 시민공원 인근 재개발(60층)은 66개월, 성수1지구(64층)는 63개월, 압구정4구역(67층)은 68개월의 공기가 제시됐다. 60층대 사업장의 공기가 일제히 60개월을 웃도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 구조 전문가는 "30층과 60층은 높이의 차이가 아니라 공사의 성격 자체가 다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환경 변화도 공사기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광주 화정 붕괴 사고와 2023년 검단신도시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현장 안전 기준이 강화됐고,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과 숙련 기능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과거와 같은 속도 중심의 공정 운영은 어려워졌다.

건설사들이 공사기간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흐름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층에서는 공기를 줄이는 것이 공정 하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리한 공기 단축은 사고 위험과 품질 저하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충분한 공기 확보는 시공사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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