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까지 물가 앙등", 반도체 빼면 다 어렵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1 18:25   수정 : 2026.05.11 18:25기사원문
올해 1.6%p, 내년 1.8%p 더 상승
삼성전자 노조도 어려운 현실 봐야

중동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가장 우려가 큰 부분은 물가다. 이미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물가가 내년까지 최대 1.8%p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올해 소비자물가는 최대 1.6%p, 내년에는 1.8%p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DI의 분석은 국제유가가 105달러를 유지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내림세를 보이면 상승률은 이보다 낮겠지만 그래도 올해 물가가 1.0%p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큰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유는 반도체 경기 호황 때문이다. 수출 호조는 5월에도 이어져 이달 1~10일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비중은 46.3%로 절반에 가깝다. 반면 승용차 부문은 26.0%나 감소했다. 반도체 1강이 전체 경제를 이끄는 국면이다. 반도체는 주가 상승도 이끌며 주가지수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쏠림과 착시는 경제의 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도체를 빼고 보면 전체 경제 상황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반도체 수출이 꺾이면 전체 수출도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고, 주식시장 또한 이 정도로 좋지는 않을 것이다.

반도체 쏠림은 양극화도 가속화할 것이다. 성과급 잔치는 7억원을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나 이미 상당한 금액을 받은 SK하이닉스만의 잔치가 될 것이다. 성과급은 고사하고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런 기업의 종사자들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분쟁이 남의 나라 일처럼 여겨질 것이다.

물가, 특히 소비자물가는 경제의 바로미터다. 적정한 인플레는 필요하고 물가 상승은 경제 호황의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여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서 소득이 늘어나고 돈을 많이 써서 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닌 것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소비자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고통은 커진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인위적으로 물가 통계치를 낮추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수단을 지속적으로 구사하기는 어렵다. 현재 슈퍼 사이클 국면에 있는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그때는 큰 불황이 닥칠 수 있다. 불황 속에 물가까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우리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다. 다만 매점매석이나 유통 관리 정도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각 부처는 재고가 있는 것은 수급조절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등 물가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KDI의 분석에 따르면 고물가는 내년까지도 지속되어 물가와의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다.

더불어 삼성전자 노조도 성과급 분쟁을 거두고 생산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만 빠져 나라도 미래도 지금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 잘살자고 하는 행위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결과를 부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라경제가 어려워지면 삼성도 노조도 덩달아 어려워질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서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지만 음지에서 고통을 겪는 민생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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