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3㎝에 '대졸' 남자로 주세요"… '아빠 대신 정자' 구매하는 美여성들

파이낸셜뉴스       2026.05.12 10:54   수정 : 2026.05.12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자가 없다고 엄마가 되는 꿈까지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미국 뉴욕의 패션 소매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레슬리 존스(46)는 30대 중반이던 지난 2015년 정자은행에서 자신이 원하는 외모와 조건을 가진 기증자를 찾았다.

바로 키가 6피트(약 183㎝)가 넘고 영화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를 연상시키는 남성이었다. 조건에 맞는 설명을 보고 정자를 구매한 그는 여러 차례 시험관 시술 실패와 난자 문제 등으로 좌절을 겪었지만, 결국 2021년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녀가 정자 두 병에 지불한 비용은 1000달러(약 148만 3000원)이었다.

사업가인 제시카 뉘른베르크(44)의 여정도 비슷했다. 외모와 함께 건강, 가족력, 성격, 가치관까지 꼼꼼히 검토해 정자를 선택했다. 이후 난자 냉동 실패와 반복된 시술을 통해 열 번째 시도 만에 딸을 얻었다.

뉘른베르크는 "아이를 원했고 계획했고 사랑했다는 사실을 딸이 알고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싱글맘 바이 초이스(SMBC)'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혼이나 연애를 전제로 하지 않고 정자 기증을 통해 홀로 출산과 양육을 선택하는 여성들 얘기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과거에는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비혼 출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스로 출산을 계획해 선택하는 형태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세 이상 독신 여성의 단독 출산 비율이 지난 30년간 14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세계 최대 정자은행 크라이오스 인터내셔널 역시 36~45세 여성이 기증자 이용자의 7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결혼관의 변화와 여성의 경제적 독립, 늦어지는 결혼 연령, 비혼 문화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일명 '정자 파티', '스펌 샤워(Sperm Shower)'라는 이름으로 기증자 후보를 함께 고르는 파티 문화까지 등장했다. 외모와 학력, 유전 정보 등을 공유하며 이상적인 기증자를 찾는 것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SMBC 관련 게시물이 수십만 건 올라와 있다. 여성들은 정자은행 이용법, 난임 시술 비용, 임신 성공과 실패, 혼자 아이를 키우는 현실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뉴욕포스트는 미국이 정자 기증 관련 규제가 비교적 느슨해 한 명의 기증자로부터 수십명의 형제자매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생식의학회는 특정 지역에서 동일 기증자의 정자가 과도하게 사용될 경우 장기적으로 의도치 않은 근친 가능성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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