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누른 '반도체의 힘'..올 2400억불 경상흑자 신기록 쓴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3 12:01   수정 : 2026.05.13 13:58기사원문
KDI, 2026년 경제성장률 2.5% 전망
반도체 수출 덕에 경기 확장국면 진입
올해·내년 경상흑자는 2000억달러대
고유가에 물가는 올해 2.7%대로 올라
중동전쟁 없었다면 3%대 성장도 가능
고용시장은 정체, 취업자는 17만명선
기초연금 등 재정지출 효율화 제언도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산업이 중동전쟁을 뛰어넘을 정도로 우리 경제를 밀어올리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는 2% 중반대로 성장률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상수지는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2000억 달러대의 사상 초유의 흑자가 예상된다.

반도체 공급능력 확대 등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든 동시에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 물가는 2%대 후반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13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동전쟁 여파에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직전(2월) 전망치(1.9%)보다 0.6%p 높은 2.5%로 전망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은 1.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봤다.

KDI 전망을 보면, 우리 경제는 역대급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경기 확장국면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중동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리스크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반도체는 올해 역대급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규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2.5%)의 절반 이상을 기여할 것"이라며 "내년은 반도체 수요가 조금 불확실하지만, 올해까지는 상당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전쟁 영향이 성장률을 0.5%p 낮추는 하방 요인으로 봤는데, 중동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는 올해 3%대 성장도 가능했다는 의미다.

단연 주목되는 지표는 경상수지 흑자다. 올해 2390억달러, 내년은 2137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전년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지금까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기록이다. 정 연구위원은 "반도체 단가 상승과 수출액 급증에 따라 경상수지는 이례적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 정도의 수치가 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간 2000억달러대의 역대 최고 경상수지 흑자는 국민 소득이 늘고, 우리 경제의 미래 투자를 위한 재정여력이 커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 산업구조에서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득 및 산업, 고용 양극화의 골도 깊어지고 있는 점은 과제다.

수출은 반도체 호황 덕에 올해 4.6%, 내년에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부문의 강력한 장비·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올해 3.3%, 내년 2.4%의 높은 증가율을 예고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사비 급등 여파로 올해 0.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소득 개선과 정부의 소비 지원 정책에 힘입어 올해 2.2%, 내년 1.5%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정 선임위원은 "반도체 호황과 내수 확대로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하는 확장 재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확장경기에 소득 증가, 소비진작용 정부 재정 풀기로 물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올해 내내 배럴당 90달러대로 전망되는 높은 수준의 국제유가는 물가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에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예상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8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한다는 전제로 물가 상승폭이 2.2%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해 2.5%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동전쟁 상황에 따라 목표치를 상당히 넘어설 수 있다. 정 선임위원은 "근원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확장국면에서 물가 상승압박을 높이고, 이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과 경기 확장에도 고용시장은 눈에 띄는 개선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는 올해와 내년 각각 17만명 정도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봤다.

KDI는 재정지출 효율화를 위한 적극적인 구조조정도 제언했다.
특히 65세이상 고령층 중 70%에게 의무 지급하는 기초연금, 내국세(20.79%)와 교육세 일부가 자동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콕 집어 구조 개혁을 주문했다. 한정된 정부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직된 지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 선임위원은 "기초연금은 고령층 중에도 지원이 필요한 취약층이 도움을 더 받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령인구 감소 등의 변화를 고려해 의무지출 비중을 줄이는 개혁이 요구된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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