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품원, 韓·루마니아 '방산 품질 보증' 협정 체결 "유럽 방산 수출 돌파구 연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8:14
수정 : 2026.05.14 18:14기사원문
가성비 넘어 품질로 승부, 루마니아 사로잡은 'K-방산 안심 마크'
수출 검사 대폭 축소, 한국-루마니아 방산 파트너십 '최종 단계' 진입
14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이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개최된 '흑해 방위·항공우주 전시회(BSDA 2026)' 현장에서 루마니아 군비총국과 정부품질보증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K-방산의 유럽 영토 확장 가속화 돌파구 마련
이번 협정 체결로 한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 무기는 루마니아 통관 및 현지 검사 절차가 대폭 생략된다. 유럽의 재무장 흐름 속에서 신속한 납기와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K-방산의 유럽 영토 확장을 가속화할 강력한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정부품질보증(GQA) 협정은 수입국 정부를 대신해 수출국 정부(기품원)가 무기 제조 공정과 성능을 밀착 검증하고 이를 100% 신뢰하겠다는 국가 간 특수 계약이다.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과 이온 코넬 플레샤 루마니아 군비총국장이 서명한 이번 협정으로, 양국은 국제 기준에 기반한 품질보증 절차와 기술 정보 교환 체계를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기품원 관계자 "루마니아는 단순 바이어를 넘어 K-방산의 유럽 진출을 견인할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라며 "수출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질구레한 검사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현지 전력화 기간을 수개월 이상 단축하는 실질적 윈-윈(Win-Win)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韓-폴란드의 안착 vs. 프랑스-호주의 실패 사례의 교훈
국가 간 품질보증 협정은 방산 수출의 고속도로를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하지만, 철저한 사후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면 국가 신뢰도에 치명적인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세계 방산 시장의 정설이다.
윈-윈이 된 사례는 K9·K2 수출과 관련해 한국-폴란드와 맺은 품질보증 협정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기품원의 밀착 품질 관리 덕분에 단 한 건의 결함 없이 초도 물량이 정해진 기한보다 빠르게 인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급박했던 폴란드의 안보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K-방산이 유럽 시장 전체의 신뢰를 얻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반면 독이 된 사례는 프랑스-호주 중수소 잠수함 사업과 관련한 방산 협력 과정에서 느슨한 기술 표준 공유와 품질 검정 지연으로 마찰을 빚었다. 결국 납기 지연과 품질 불만족이 누적되면서 호주 정부가 계약을 전면 파기하고 미국·영국 중심의 오커스(AUKUS) 동맹으로 선회하는 외교적 대참사를 낳았다. 품질 보증 시스템이 국가 간 소통 부재로 무력화된 대표적 실책 사례로 알려졌다.
■정부품질보증 협정은 기회와 동시에 책임과 과제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방산 공급망 보고서를 통해 "정부품질보증 협정은 수출국 무기의 기술력뿐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투명성을 수입국이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신뢰 구축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협정 체결은 기회와 동시에 책임과 과제라는 양면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 안보를 결정짖는 무기체계의 검사가 축소되는 만큼 현지 운용 중 미세한 결함이나 후속 군수지원(MRO)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수출국 정부가 져야 하므로 국가적 리스크가 동반된다"며 지속적인 사후 모니터링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품질보증 마크'가 자칫 독점 공급자의 오만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제기한 보고서로 분석된다.
루마니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지 생산공장 건설 등 한국과의 전방위적 방산 결속을 다지고 있다. 이번 품질보증 협정 체결은 K-방산이 단순히 '싸고 빠른 무기'가 아닌, 유럽 영토를 지키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표준 무기'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다진 우리 방산이 철저한 품질 관리체계를 지속 가동해 전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과 안착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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