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삼성전자 긴급조정 반대…노동권, 경제논리로 위축"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5:47
수정 : 2026.05.14 14:55기사원문
"파업, 헌법이 보장한 정당 권리"
"장기간 무노조 경영한 삼성
실질적 교섭구조 제대로 보장 안해"
"정부, 자율교섭 원칙하 해결 나서라"
민주노총은 14일 성명을 내고 "긴급조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검토돼야 할 최후 수단"이라며 이처럼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 발동할 수 있는 긴급조정권은 30일 간 파업과 같은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조정 또는 중재를 강제하는 제도다.
민주노총은 "단지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며 "이러한 논리가 허용된다면 앞으로 자동차·조선·철강·배터리 등 이른바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노동자의 합법적 파업은 언제든 국가 개입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단결권·단체행동권·단체교섭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위험한 선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 관행'으로 꼽았다.
민주노총은 "삼성은 오랜 기간 무노조 경영 기조 아래 실질적인 교섭 구조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며 "현장 노동자의 요구를 관리와 통제 중심으로 대응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방치한 채 파업 가능성만을 문제 삼지 말라"라며 "긴급조정권 발동은 책임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기업 손실과 생산 차질만을 국가적 위기로 호들갑 떨며,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노동조건, 일방적 통제는 왜 사회적 위기로 다루지 않는단 말인가"라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말하기 전에, 그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부터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를 향해선 "노동권 제한 가능성을 둘러싼 무책임한 여론몰이를 방치하지 말고, 노사 자율교섭 원칙에 따라 원만한 교섭 해결을 위한 역할에 적극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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