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강습 자폭 드론 잡는다" 대드론 건' 무장한 청해부대 '왕건함' 출항
파이낸셜뉴스
2026.05.15 13:42
수정 : 2026.05.15 23:06기사원문
對이란 드론 테러 대비 방호체계 보강, 6개월간 아덴만 수호 임무
소말리아 해적서 최신 비대칭 공중 위협 방어로 파병 패러다임 전환
해군은 15일 부산작전기지에서 김경률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청해부대 48진 '왕건함(DDH-Ⅱ·4400t급)'의 환송식을 개최하고 중동 아덴만 해역으로의 출항한다.
이번 48진 장병들은 향후 6개월간 소말리아 인근에서 한국 선박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는 한편, 한층 고도화된 비대칭 공중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다국적 해양안보 작전에 투입된다.
이번 왕건함 출항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대드론(Anti-Drone) 방호체계'의 하드웨어 보강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왕건함은 기존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이 보유한 SM-2 함대공 미사일과 대공포 외에, 소형 무인기의 접근을 원거리에서 무력화할 수 있는 '휴대용 대드론 건(전파교란 장비)'과 전용 탐지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무력화 작전 과정에서 호르무즈해협에 머물러 있거나 통과하려는 상선과 군함을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날려 보내는 '이란제 자폭 드론' 테러의 교훈을 즉각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존의 함대공 미사일은 자폭 드론을 잡기에는 비용적 한계(요격 미사일 1발당 수억~수십억 원)가 명확하고, 레이더 사각지대로 파고드는 저고도 무인기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대드론 체계 고도화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을 통항하는 우리 국적선과 부대원들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왕건함은 지난 2010년 청해부대 5진으로 첫 임무를 시작한 이후 이번까지 9번째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소말리아 해적에서 공중 비대칭 전력 드론 위협 대두
지난 2009년 문무대왕함 1진 파병으로 시작된 청해부대는 '아덴만 여명작전' 등 소말리아 해적 소탕과 선박 호송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현재 중동 해역의 위험 요소는 해상 해적에서 '하늘의 드론'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상 자폭 드론은 레이더 반사 면적이 극도로 작아 함정이 사전에 포착하기 어렵고, 동시다발적인 '군집 공격(Swarm)'을 감행할 경우 기존의 함정 방어체계에 막대한 과부하를 준다. 청해부대가 대드론 전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우리 군의 해외파병 역사상 최초다. 이제 한국 해군도 단순한 해상 치안 유지를 넘어, 하이테크 비대칭 전자전에 직접 대응하는 고도화된 작전 능력을 요구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전력 재구조화의 핵심은 △휴대용 대드론 건(Jamming) 장비 도입 및 대공포 연동 레이더 보강과 △특수전요원(UDT/SEAL) 검문검색대, 링스(Lynx) 해상작전헬기 항공대 편성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체 파병 병력의 약 30%(80여 명)를 파병 유경험자로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 작전 범위 확대 주목
정치·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왕건함의 출항이 단순한 아덴만 교대 근무를 넘어, 향후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작전 구역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우방국들에게 '해상자유구상(MFC)' 동맹 참여와 군함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역시 최근 미측과의 연쇄 회담을 통해 국회 비준 동의를 전제로 한 '단계적 군사 자산 지원'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왕건함이 전개되는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군함 속도로 3일이면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측은 "이번 무장 보강이 호르무즈 파병을 확정 지은 것은 아니다"라고 공식 선을 그었지만, 중동 정세의 변화나 아군 상선의 추가 피격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안보 카드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청해부대는 지난 2009년 3월 문무대왕함 1진 파병을 시작으로 17년간 우리나라 선박을 포함한 2400여 척의 선박을 호송하고 3만9000여 척의 안전 항해를 지원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훈시에서 "청해부대는 대한민국의 강한 해군력을 상징하며,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역사"라며 완벽한 임무 완수를 당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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