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없애는 게 맞다" 삼성전자 노조 지도부 '극단적 발언'
파이낸셜뉴스
2026.05.18 00:49
수정 : 2026.05.18 00:54기사원문
정부 중재 사후조정 협상 앞두고
노조 지도부 잇따라 강경 발언
노조 위원장 "긴급조정, 굴복하지 않을 것"
노조 부위원장 "회사 없애는 게 맞다" 주장
정부가 총파업 카드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긴급 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노조 내부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반도체 조합원들의 노조 이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억원대 성과급 지급 투쟁에 대한 일반 여론은 물론이고 노동계 내부의 비판적 시선까지 더해지면서, 투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이송이 부위원장은 이날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파업 동참을 요구하면서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며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돈 보고 이거 하는 것 아니다"라며 "분사(할)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가족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 "감방 보내면 책도 좀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는 등 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대화 내용은 노조 및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타고 외부에 알려졌다.
노조 지도부의 분사 발언은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가전·휴대폰(DX)부문 간 갈등의 골을 심화시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임금협상이 DS부문의 성과급 협상으로 귀결되면서 DX부문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미 DX 부문 조합원들의 초기업 노조 탈퇴 및 DX중심 노조의 공동투쟁본부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초기업 노조 탈퇴를 신청한 DX부문 조합원은 약 4000명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 내 DX부문 전체 인원(약 8500~9000명)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최승호 위원장은 정부가 조정 실패시 긴급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사측이 이날 미팅에서 앞서 열린 1차 사후조정 때 중노위가 제시한 검토안보다 더 후퇴된 안을 제시했다며 "내일(18일) 사후조정에서 동일한 자세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사측의 '후퇴된 안'은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의 상한(연봉의 50%)을 유지한 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서면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 재원을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로 나누자는 제안이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선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제도화하자고 맞서고 있다. 성과급 재원은 DS 부문 전체 70% 대 사업부별 30%으로 나눌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대화의 기회가 될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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