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년물 국채금리 2.8% 터치…정부, 국채 수요 다변화 추진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5:00
수정 : 2026.05.18 16:23기사원문
日 10년물 국채금리 29년 반 만에 2.8% 돌파
미 국채 급등·인플레 우려에 전 구간 금리 상승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일 장중 2.80%까지 급등하며 29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데다 일본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검토하면서 재정 확대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 축소로 수급 구조까지 흔들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해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국채 매입을 확대해 금리 급등 압력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신규 발행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포인트 상승한 2.790%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2.80%까지 올라 1996년 10월 이후 약 29년 반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 압력·추경 방침에 재정 건전성 우려 확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데다 일본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밝히면서 재정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염두에 두고 재정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달 안에 편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는 여당에 여름철 전기·가스 요금 지원책 검토를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동 정세 장기화를 언급하며 "경제활동과 국민 생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판단하고 필요할 경우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 편성을 포함해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하라고 연휴 이전에는 실무진에, 지난주에는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정부가 그동안 유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추경 편성 가능성을 부인해왔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지난 11일 "추경 편성이 당장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재개된 휘발유 가격 인하 보조금의 재원이 되는 기금은 이르면 6월 고갈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7~9월 전기·가스 요금 지원 재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6년도 예산에 편성된 예비비 1조엔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BNP파리바증권의 이가와 유스케 마켓 전략가는 "확장 재정 정책이 어디에서 멈출지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일본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4.5% 후반까지 오르며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과 유가 상승 우려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 상승 흐름이 일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日정부, 해외·개인 투자자 국채 매수 유도
일본 국채 최대 매수자였던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면서 시장 내 수요 기반도 약화되고 있다. BOJ의 국채 보유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3.1%로, 2023년 말의 47.9%에서 4.8%포인트 하락했다.
기존 주요 투자자들의 추가 매입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생명보험사는 국제 자본규제 대응으로 사실상 추가 매입을 마무리했고 은행 역시 리스크 관리 규제 등으로 매수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본 재무성은 국채 수요 기반 확대를 위해 해외 및 개인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재무성 국채정책정보실의 안도 히로카즈 실장 등은 최근 중동 지역 헤지펀드 관계자들과 만나 일본 재정 정책과 국채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024년 기준 해외 투자자 대상 면담 건수는 204건으로 5년 전보다 70% 증가했다.
다만 해외 투자자, 특히 헤지펀드의 경우 단기 매매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매도 시 금리 급등(채권 가격 급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무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보유가 기대되는 개인 투자자 대상 국채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는 상품명을 '개인용 국채 플러스'로 변경하고 비상장기업과 맨션 관리조합 등도 매입할 수 있도록 투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집권 자민당 자산운용입국의원연맹도 지난 14일 다카이치 총리에게 제출한 제언에서 "국채 상품성 개선과 신규 상품 설계 등 투자 환경 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제언을 정리한 간다 준이치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해외 투자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시장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개인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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