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정보로 돈 벌었나"… 예측시장에 칼 빼든 美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3:13
수정 : 2026.05.18 13:13기사원문
미 법무부·CFTC, 칼시·폴리마켓 정보 제출 요구
이란·베네수엘라 군사·정치 이벤트 베팅 집중 조사
미군 배우자들의 군사 정보 활용 여부도 점검
트럼프 게시물 직전 유가 선물 거래 급증 정황 포착
예측시장 급성장 속 내부자 거래 논란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치권과 군 내부 정보를 활용한 예측시장 베팅 의혹이 확산되면서 미국 사법·규제 당국이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 이란 군사작전과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시도 등 민감한 지정학 이벤트를 둘러싸고 내부 정보가 예측시장과 원자재 선물시장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최근 칼시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플랫폼을 상대로 정보 제출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이란·베네수엘라 관련 군사·정치 이벤트다. 칼시 내부 조사팀은 미군 배우자들이 미공개 군사 정보를 활용해 베팅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융시장에서도 수상한 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과 규제 당국은 지난 3월 23일 발생한 국제 유가 선물 거래 급증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발전소 공격 보류 방침을 공개하기 직전 석유 선물 거래량이 급증했고, 이후 국제 유가는 급락, 뉴욕 증시는 급등했다.
당국은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백악관도 사건 다음날 직원들에게 직위를 이용한 선물시장 투기 행위를 자제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정보를 활용해 폴리마켓에서 약 4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수익을 올린 혐의로 미군이 체포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밀러 CFTC 집행 책임자는 최근 대학 강연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이것만이 아니다"라며 추가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예측시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신뢰와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칼시는 올해 들어 자체적으로 200여건을 조사해 일부 사례를 사법당국에 넘겼다. 지난달에는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 결과에 베팅한 하원의원 후보 3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계정을 정지시켰다. 폴리마켓 역시 블록체인 거래 추적을 통해 의심 전자지갑 약 100개를 적발해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행 내부자 거래 규제는 주식시장 중심으로 설계돼 정치·군사 이벤트 기반 예측시장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록 관리 문제도 지적된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최근 헤지펀드 행사에서 "예측시장 플랫폼들이 불법 행위 추적에 필요한 이용 기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해외에 본사를 둔 폴리마켓의 경우 미국인 접속이 공식 차단돼 있지만 상당수 이용자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고 있어 규제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 상원은 지난달 의원들의 예측시장 거래를 금지했지만 대부분 연방기관에는 여전히 관련 거래를 명확히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상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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