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실미도 공작원 유해… 벽제시립묘지 등 3곳 발굴 개시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5:13   수정 : 2026.05.18 15:13기사원문
18일 경기 고양 벽제묘지서 개토제 시작으로 연내 순차 발굴
과거 네 차례 실패 딛고 공군정보부대 터 등 매장 추정지 정밀 추적

[파이낸셜뉴스]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실미도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화된다. 정부와 군 당국이 과거의 어두운 역사적 비극을 청산하고 유가족의 수십 년 된 한을 풀기 위해 전면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 벽제시립묘지에서 실미도 공작원 유해 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를 개최했다.

이번 발굴은 실미도 사건 당시 사형이 집행된 후 비밀리에 암매장된 공작원 4명의 유해를 찾기 위한 조치로, 연말까지 매장 추정지 3곳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이날부터 22일까지 5일간 벽제시립묘지(5-2지역) 일대를 정밀 발굴할 예정이다.

개토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암매장 장소로 추정한 벽제시립묘지에서 유가족 및 국방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묵념, 추도사, 제례, 임충빈 실미도 희생자 유족회 대표(故 임성빈 동생)의 추모시 낭독, 시삽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 시도인 '1·21 사태'에 대응해 창설됐던 실미도 부대(2325전대 209파견대)의 잔혹한 역사적 종착지를 추적하는 작업이다. 1971년 부대원들이 부당한 대우와 가혹행위에 반발해 탈출한 뒤 대방동에서 자폭하면서 다수가 숨졌으나, 당시 생존했던 4명은 이듬해인 1972년 3월 오류동 사격장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군 당국은 사형 집행 후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비밀리에 매장했으며, 이후 50여 년간 구체적인 매장 위치는 철저한 보안에 부쳐져 왔다.

특히 앞서 진화위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인권침해사건 조사를 통해, 과거 공군이 법률상 이행될 수 없는 조건을 전제로 민간인을 기망(속임수)해 모집한 행위와 생존 공작원 4명에게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도록 회유한 행위를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로 결정한 바 있다. 진화위는 이 땅에 다시는 국가 권력에 의한 불행한 인권 유린 사건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 아래, 국방부에 공식 사과와 유해가 인도될 때까지 매장지 조사 및 발굴을 지속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연내에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매장 추정지는 이번에 발굴을 시작한 고양 벽제시립묘지를 비롯해, 서울 오류동 옛 공군정보부대 터, 인천가족공원 등 총 3곳이다. 국방부는 발굴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선사문화연구원과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과학적인 추적 방식을 도입했다.


그동안 군 당국은 지난 2006년 오류동 일대를 시작으로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지난해 10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유해 발굴을 시도했으나 정확한 매장 기록 부실과 지형 변형 등으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 이후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이번 발굴은 매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역을 압축해 실질적인 유해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성 군인권총괄담당관은 추도사를 통해 "실미도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오랜 세월 고통과 슬픔의 시간을 견져오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유해발굴 작업에서 유가족들의 염원대로 네 분의 유해를 찾을 수 있기를 여기에 계신 모든 분과 함께 기원한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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