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억제 가능성 확인 "치매 예방 새 변수"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5:44   수정 : 2026.05.18 15:44기사원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 첫 확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18개월 치매 전환율 0% 증상 완화 넘어 원인 억제 치료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인지 기능 개선 보조 역할을 넘어 치매 진행 원인 자체에 개입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은행잎 추출물의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 하루 240mg을 18개월간 투여했고, 대조군에는 오메가3와 콜린 전구체 등 기존 인지 보조제를 투여해 경과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대조군에서는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 뇌 전반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섭취계수비율(SUVR)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은행잎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연구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 간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단백질 응집 경향을 나타내는 지표는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 감소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양 교수는 "혈액 바이오마커뿐 아니라 PET 영상을 통해 직접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질환 진행 메커니즘을 보다 정밀하게 검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경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동안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환자가 한 명도 없어 치매 전환율이 0%로 나타났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8.6%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기억력과 일상생활 능력을 평가하는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은 유의미한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다. 대조군에서는 절반 이상에서 인지 저하가 확인됐다.

현재 경도인지장애 치료는 증상 완화 중심 약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질환 원인으로 꼽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자체를 늦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기 환자 단계에서 아밀로이드 축적 속도를 늦추는 약물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항체 치료제와 병용 전략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후향적 분석인 만큼 대규모 전향적 임상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증상 관리에서 조기 개입과 원인 억제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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