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바이오 허브·원도심 재생"… 劉 "국제자유도시 전환"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8:20   수정 : 2026.05.18 18:19기사원문
격전지를 가다.. 인천시장 박찬대 vs 유정복
朴, 제물포·문학·부평 개발
국가 물류 AI 거점도시 구축
인천 전역 1시간 생활권으로
劉,공항경제권 중심 산업 육성
경제자유구역 확대 권한 강화
송도구·논현서창구 신설 추진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전국동시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간 도시 비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인천의 미래 성장모델과 도시 운영철학을 둘러싼 선택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인천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 측은 시민 체감형 균형발전과 생활혁신, 유 후보 측은 글로벌 자유도시와 대규모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박찬대의 생활 체감형 혁신

박 후보는 시민 삶의 질 개선과 산업혁신을 결합한 '인천 대전환'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 'ABC+E 전략'을 통해 인천을 대한민국 주요 3개 도시((G3) 시대 핵심 거점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2030년 평균 연봉 5500만원, 전국 톱5 도시"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며 산업 성장의 성과를 시민 생활로 연결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분야에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 물류 시스템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해 국가 물류 AI 거점도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바이오 산업에서는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과 공공의대 유치, 바이오사이언스파크 조성 등을 통해 인천을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1500억원 규모 바이오펀드 조성을 통해 창업과 투자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특히 원도심 재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문부 프로젝트'를 통해 제물포·문학·부평을 원도심 혁신의 3대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물포는 역사·관광 중심지로, 문학은 K컬처 산업 거점으로, 부평 캠프마켓은 역사문화공원과 생활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송도·청라·영종 중심 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원도심 주민의 불만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교통 정책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유 후보가 공항경제권과 국제물류 중심의 거시적 인프라 구상에 집중한다면 박 후보는 GTX-B 적기 개통, GTX-D·E 반영, 인천3호선 조기 추진, 송도·영종 트램 조성 등 시민 이동편의 중심 공약을 대거 내세우고 있다. 또 동서 5축·남북 6축 순환도로망을 구축해 인천 전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유정복의 글로벌 성장 전략

유 후보의 핵심 비전은 '인천국제자유특별시'다. 유 후보는 인천항 개항과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이어 이제는 '제3개항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인천을 세계와 직접 경쟁하는 국제 자유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인천의 기준은 서울이 아니라 세계"라고 강조하며 수도권 규제완화와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글로벌 투자·비즈니스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의 전략은 제도개혁형 성장모델에 가깝다. 인천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수도권 규제와 중앙정부 중심 권한 구조를 지목하며, 이를 해소해야 도시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자유특별시 특별법 제정, 경제자유구역 확대 권한 강화, 공항경제권 중심 산업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항공정비(MRO), 항공물류, 도심항공교통(UAM), 첨단항공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행정체제 개편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유 후보는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영종구·검단구·제물포구·서해구를 1차 개편으로 규정하고, 송도구와 논현서창구 신설 등을 포함한 2차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단순 행정구역 분리가 아니라 산업과 도시 구조 변화에 맞춘 미래형 행정 시스템 구축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특징은 강한 지방분권론이다. 유 후보는 인천항만공사와 수도권매립지 관련 기관의 인천 이관을 주장하고 있으며, 해양수산청·중소벤처기업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 권한 역시 단계적으로 지방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발 방식·공공기관 이전 공방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개발방식과 재정철학이다. 유 후보는 송도 바이오, 영종 항공물류, 청라 미래차 산업 등 대규모 성장 프로젝트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정 수준의 지방채 확대 역시 미래 투자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후보는 무리한 개발 중심 예산이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정건전성과 생활밀착형 예산 우선 원칙을 주장했다.

특히 '대장동식 개발' 논쟁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 후보 측은 박 후보 측 개발구상이 '대장동 모델'이라고 비판하며 민간 중심 개발이 특혜와 투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공관리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유정복 시정이 송도·청라 중심 개발에 치우쳐 원도심 문제를 방치했다고 비판하며 개발이익의 시민 환원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 역시 민감한 현안이다. 유 후보는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 통합 움직임과 인천 소재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인천 홀대'라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공항 경쟁력 약화와 지역 세수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 역시 통합에 반대하지만 중앙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공항 기능 유지와 지역 실리를 확보하겠다는 현실론적 접근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에서도 유 후보가 사실상 전면 반대를 내세우는 반면, 박 후보는 전략 기능 유지와 선별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박 후보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정책 추진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천시장 선거를 두고 "글로벌 성장 전략과 지역 균형발전 전략의 충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 후보가 도시 경쟁력과 국제도시 브랜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박 후보는 시민 삶의 질과 생활혁신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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