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인력 유지해야" 법원 결정에도 노조는 파업 강행 의지
파이낸셜뉴스
2026.05.18 18:22
수정 : 2026.05.18 18:21기사원문
法 "위반땐 1일당 노조 1억 지급"
구체적인 인력 숫자는 명시 안해
사측 손 들어줬지만 갈등 가능성
勞 "쟁의행위에 아무런 방해 안돼"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재판장 신우정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신청한 위법쟁의행위금지 사건에서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 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주장한 방재시설, 배기, 배수시설 등이 모두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웨이퍼 관련 작업 등도 보안작업에 해당해 쟁의행위 기간이라도 평상시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요약하면 쟁의행위(파업) 자체는 인정하지만 작업 중단 시 회사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대부분 공정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도 "사실상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법원이 구체적인 필수인력의 숫자(명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평상시'라고 명시해 향후 사측과 노조가 인력의 규모를 놓고 갈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논란의 여지를 남긴 부분은 결정문 중 '채무자들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명시한 대목이다.
노조 측은 결정문의 평상시 뒤 괄호 안의 '평일 또는 주말·휴일' 부분에서 '주말·휴일'에만 방점을 찍었다. 다시 말해 법원이 '주말 또는 연휴' 인력도 평상시 인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측이 주장하는 7000명(평일 기준)보다 적은 최소 인력으로 근무가 가능하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7000명이란 수치는 삼성전자가 파업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생명·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근무인원으로 요구했던 규모다.
노조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마중은 "노조는 주말 또는 연휴 인력을 주장해 이 부분이 인용되었으므로 구체적인 인원은 7000명보다 적어야 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노조가 노조원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해당 부서별로 필요 인력을 구체적으로 취합해 노조에게 통지해 주길 바라며,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조계 의견은 온도차가 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노조와 회사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파업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혀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법원의 결정문을 오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하며 노조가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일당 노조는 1억원, 지부장은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사측에서 7000명을 요구했는데 노조가 6900명을 배치하고 만약 사고가 났다면 노조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삼성전자 파업이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국민 여론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떨어질 경우 다음 선거에도 영향이 가는 만큼 정부 입장에서도 만약의 사태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김동규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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