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구겐하임상' 페글렌 "AI시대 과제는 진짜 솎아내기"
파이낸셜뉴스
2026.05.20 18:13
수정 : 2026.05.20 18:12기사원문
'기술 문명 관찰자' 트레버 페글렌
이미지넷 룰렛으로 AI 구조 폭로
"가짜를 걸러내는 시대는 끝났다
기술의 환상 뒤 숨은 권력 봐야"
올해 LG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인 트레버 페글렌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예술의 역할을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예술이 기술의 환상과 권력을 드러내고 인간의 인식을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글렌은 미국 출신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AI 기술이 가진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사진과 영상,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해 왔다. 단순한 예술가가 아닌 '기술 문명 관찰자'에 가까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글렌은 오늘날 사람들이 기술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흔히 '클라우드', '사이버 공간'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 기술은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케이블, 전력망, 노동 같은 물리적 인프라 위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은 단순한 0과 1이 아니라 건물과 사람, 물리적 인프라로 이뤄져 있다"며 "이를 이해해야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균형 있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 시대의 가장 큰 변화로 "현실 인식의 붕괴"를 꼽았다. 과거에는 거짓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가짜일 수 있다는 전제 속에서 진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이란 전쟁 당시 소셜미디어를 보며 이런 변화를 강하게 느꼈다고 밝혔다.
페글렌은 "예전에는 가짜를 제거하려 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가짜라고 가정한 뒤 진짜를 찾고 있다"며 "이는 문화와 정치,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변화"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은 LG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진행하는 'LG 구겐하임 아트 & 테크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낸 예술가에게 상금 10만달러와 트로피를 수여하며, 기술과 예술의 융합 가능성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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