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담합' 제분사 7곳… 공정위, 역대 최대 6710억 과징금
파이낸셜뉴스
2026.05.20 12:00
수정 : 2026.05.20 18:28기사원문
밀가루 가격·물량 24차례 합의
대표·실무자급 회의 55번 열어
가격안정 보조금 받고도 담합
사건 관련 매출액 5조6900억
농식품부 "경영안정 지원 배제"
CJ제일제당, 대국민 사과
"재발 방지 위해 제분협회 탈퇴"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한제분, 씨제이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7개 제분사는 2019년 11월부터 약 6년간 밀가루 공급가격과 공급 물량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공정위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들은 국제 원맥 가격 상승기에는 가격 인상을 신속히 반영하고 반대로 원맥 가격 하락기에는 가격 인하를 최소화하거나 늦추는 방식으로 시장을 통제했다. 실제 농심 등이 원맥 가격 안정에 따른 납품가 인하를 요구했을 때도 제분사들은 최소 인하 폭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 정책이 시행된 기간에도 담합은 이어졌다. 정부는 2022년 하반기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대응해 제분업체들에 총 471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업체들은 가격 인상 담합을 지속했다.
이번 사건의 관련 매출액은 5조6900억원이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이 1830억9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제분 1792억7300만원, CJ제일제당 1317억100만원, 삼양사 947억8700만원, 대선제분 384억4800만원, 한탑 242억9100만원, 삼화제분 194억4800만원 순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에 부과기준율을 적용해 산정하며 이번 사건은 15%의 기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가격 변경내역 보고명령 등 총 7개 시정명령도 부과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검찰 고발 요청에 따라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14명에 대한 고발 조치도 이미 완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후속 조치로 담합 관련 업체를 제분업체 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제분업체 경영안정자금은 밀을 수입해 제분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1년 만기 변동금리로 융자하는 정책자금이다.
농식품부는 불공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밀가루 가격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매월 밀가루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시장 동향을 점검해 가격 불안이나 담합 재발 가능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경쟁사와 접촉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제분협회를 탈퇴했다"며 "앞으로 공정한 식품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함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업소용 밀가루 가격을 4% 인하한 데 이어 2월에는 업소용과 소비자용 전 제품 가격을 최대 6% 인하하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한 바 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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