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스마트폰도 필수재"…단말 지원금 등 디지털 기본권 강화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6:51
수정 : 2026.05.21 16:49기사원문
AI 시대 디지털 기본권 재설계 방향성 논의 통신·플랫폼·콘텐츠·단말 전방위 지원 필요 수요 따라 쓰는 통합 바우처 해법으로 거론 보편적 역무 정의도 시대 맞게 재정의해야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AI 시대, 국민 디지털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정책 과제와 방향' 토론회에서 "AI·디지털 기술 접근성 차이는 단순 정보 격차를 넘어 경제적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서비스가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통신망과 단말기, 콘텐츠 접근성 자체가 사회 참여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제연합(UN)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디지털 연결성의 주요 지표로 △15세 이상 인구 100% 인터넷 이용 환경 보장 및 스마트폰 보유 △모든 인구 밀집 지역의 5G 이상 커버리지 △광대역 요금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2% 이하 유지 등을 제시한다.
한국은 단말기 가격과 콘텐츠 이용료 부담으로 평가 순위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 국내 평균 단말기 가격은 2015년 55만원에서 2023년 87만원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방송·시청각 콘텐츠 지출은 전년 대비 약 20%, AI 기반 서비스 비용은 약 95% 증가했다.
하지만 현행 보편적 역무 제도는 수요자의 부담 완화보다는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약 750만명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간 1조원 규모의 요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현행 지원은 시내 전화, 인터넷 전화 서비스 등에 한정돼 실효성 문제가 있다"며 네트워크(N)에만 집중할 뿐 플랫폼(P), 콘텐츠(C), 디바이스(D)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해외 주요국들은 'CPND'를 위한 실질적인 재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약 19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일자리 법안을 통해 전 국민의 40%를 대상으로 노트북, 태블릿 등 구매 보조금을 지급했고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가구에 기가비트급 인터넷 연결 보장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급자가 요금을 할인하는 시혜성 감면에서 나아가 수요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CPND 통합 바우처 모델을 제안했다.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등이 운영 중인 바우처 제도처럼 정보통신 영역에서도 통합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한 디지털 복지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해야 한다"며 "식비·교통·에너지·주거 등 생계비 부담 경감 정책에는 5000억원까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보통신 분야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만큼 관련 예산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석 정보통신정책연구위원도 현행 보편적 역무의 정의를 실효성 있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현행 체계에는 '서비스' 의무만 규정돼 있지만 '단말 보유'도 정의로서 보장해야 한다. 또 이것이 모든 국민의 '법적 권리'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보편적 역무의 핵심 항목을 시내전화에서 음성통화(유선·무선을 구분하지 않는 기술중립 방식)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편적 역무 재원 구조 역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은 "현재는 통신사업자들이 매출 비례 방식으로 비용을 부담해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라며 "디지털 접근 확대의 수혜가 플랫폼·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AI 사업자 등으로 확산되는 만큼 분담 구조도 재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보편적 역무 제도는 그동안 시내전화 중심에서 초고속인터넷 확대, 취약계층 요금 감면 강화 등 시대에 맞게 지속 개선돼 왔다"면서도 "AI·디지털 시대에 맞춰 디지털 기본권 전반을 개편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편적 역무의 범위·재원·수단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바우처 등 토론회에서 제안된 방법은 시범사업을 진행해보며 효과를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AI 혜택이 일부 국민한테만 머무른다면 진정한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은 이뤄질 수 없다"며 "AI 기본사회를 이루는 것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AI와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초역량도 갖출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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