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까지 닮은 '오가노 트윈' 탄생… 임상 성공률 극대화"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8:24
수정 : 2026.05.21 18:23기사원문
기조강연·축사
단순 모사 넘어 환자와 닮은 장기 만들어
모델 확보 어려운 희귀질환 치료에 희망
FDA 동물실험 축소 앞장… 규제 지각변동
21일 행사 기조강연에 나선 김경숙 코아스템켐온 상임고문은 기존 신약개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먼저 짚었다.
현재 신약개발은 주로 동물실험과 2차원 세포배양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인간 장기의 복잡성과 환자별 유전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임상 실패율이 90% 이상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 질환을 제대로 재현할 모델이 없으면 결국 치료 기회 자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고문은 초기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 구조를 단순 재현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환자 유래 세포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약물 반응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오가노-트윈' 개념으로 확장했다. 환자 조직 기반 오가노이드에 인공지능(AI) 분석과 디지털 트윈 기술, 임상 데이터를 연계해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임상 아바타 플랫폼'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는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장기 기능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장기인가를 재현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에서 필요성이 더 크다는 점도 강조됐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고 동물모델 구축이 어려워 임상 근거 확보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발표에서는 희귀 유전질환, 신경계 질환, 섬유화·염증 질환, 재생의료, 독성 예측 등이 핵심 적용 분야로 제시됐다.
김 고문은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면역항암제 같은 첨단치료제가 등장하면서 기존 세포실험만으로는 실제 효과를 재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세포 간 상호작용과 미세환경 변화, 사이토카인 반응 같은 복합 기전을 평가하려면 보다 정교한 인간 기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복잡한 치료법에는 복잡한 인간 모델이 필요하다"며 "치료제가 고도화될수록 인간 기반 예측 플랫폼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화 조건도 강연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현재 오가노이드 생산은 연구자 숙련도 의존성이 높고 재현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동배양 시스템과 AI 기반 분석, 데이터 표준화, 글로벌 재현성 확보, 데이터 무결성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FDA 규제 변화도 본격화…"허가체계 자체 바뀔 가능성"
오가노이드의 발전은 글로벌 규제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동물대체시험법(NAMs) 확대를 공식화하고 있으며 인간 기반 생체외 실험(in vitro) 시스템과 AI 기반 예측모델을 신약평가 체계에 적극 포함시키고 있다.
김 고문은 지난 3월 동물실험 대체 검증법 관련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 사례도 소개하며 "규제기관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축사를 통해 식약처가 세계보건기구(WHO) 우수 규제기관 등재와 AI 의료제품 글로벌 규제조화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오가노이드를 포함한 NAMs 기술의 검증연구와 국제협력을 확대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송의달 파이낸셜뉴스 사장 역시 사람과 더 가까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경래 김현철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