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제 공 안 보이십니까" 고우석, 마이너리그 씹어먹고 MLB 문짝 부수기 직전까지 왔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2 17:23
수정 : 2026.05.22 17:23기사원문
공 12개로 끝낸 완벽한 8회… 최고 151.6km 지옥 끝판왕 구위
고우석, 5경기 연속 무실점 폭주
마이너 통합 ERA 1.50… 이래도 안 부르면 '직무유기'
[파이낸셜뉴스] 친정팀의 간절한 러브콜도, 보장된 탄탄대로도 그의 눈을 돌리게 하진 못했다.
오직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걷고 있는 고우석(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톨레도 머드헨스)의 고집이 마침내 트리플A 무대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고우석의 피칭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팀이 5-2로 앞선 8회초,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선두타자 데이비스 웬젤을 가볍게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후속 타자 타일러 캘리한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한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라파엘 플로레스 주니어를 날카로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단숨에 삭제했다.
단 12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이끌어낸 고우석은 시즌 3번째 홀드를 가뿐하게 챙겼다. 특히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4.2마일(약 151.6㎞)까지 찍히며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구위를 과시했다. 고우석의 완벽조에 힘입은 톨레도는 9회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5-2 승리를 완성했다.
최근 고우석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한국 복귀설이었다. 원소속팀인 LG 트윈스는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뒷문 붕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역전 우승을 노리는 LG 구단은 고우석에게 한층 적극적으로 복귀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고우석은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단호한 의사를 표명했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고우석은 지난 9일 트리플A 재진입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 경기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빅리그 콜업을 향한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 내는 중이다.
올해로 미국 진출 3년 차를 맞이한 고우석의 올 시즌 통합 스탯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다. 고우석은 이번 시즌 더블A와 트리플A를 통틀어 15경기(24이닝)에 등판해 1승 1패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50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이동이 잦고 변수가 많은 마이너리그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피안타율과 출루허용률을 억제하며 완성형 클로저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트리플A 성적 역시 7경기(10⅓이닝) 평균자책점 2.61로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시련을 딛고 스스로 일어선 'K-클로저' 고우석의 조용한 무력시위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이어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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