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중심 동행노조 "투표 중지 가처분"…삼성전자 노노갈등 심화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7:33
수정 : 2026.05.25 17:33기사원문
26일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예고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2026년 임금협상이 사상 초유의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며 파행 위기에 직면했다. 반도체(DS) 부문과 완제품(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배 이상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는 DX 부문 중심의 노동조합이 '찬반투표 중단 가처분'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꺼내 든 것이다. 사측과의 줄다리기를 넘어 노조 간 밥그릇 싸움과 주도권 다툼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비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25일 "오는 26일 오전 9시경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마감되며, 마감을 이틀 앞둔 2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투표율은 87.93%에 달한다. 동행노조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임단협 타결은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된다.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노조 간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동행노조는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함께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꾸려 사측과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며 공투본을 전격 탈퇴했다.
동행노조는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직원들의 결집이 두려워 소수 노조인 자신들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초기업노조 측은 동행노조가 공투본을 탈퇴했으니 투표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행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정당한 의견수렴을 약속했던 초기업의 끝은 비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겉으로는 투표권을 존중한다며 안심시키고 DX 결집이 이루어지자 기습적으로 투표권을 빼앗아 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멈추기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DX부문 직원을 포함한 비메모리 구성원들은 잠정합의안을 반대하며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달성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특별경영성과급 약 5억5000만원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까지 합치면 총 성과급 규모가 6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DS 공통 재원(40%) 배분 구조에 따라 특별경영성과급으로만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공통 OPI까지 더하면 총 성과급 규모는 2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DX부문의 경우 올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기존 OPI 지급 가능성까지 낮게 점쳐지면서, 사실상 600만원 상당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최대 10배 수준까지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 DX 내부의 박탈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