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2루수·3루수 다 된다" 수비율 100% 믿음... 박민과 김규성 믿기에 데일 내보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6 13:13
수정 : 2026.05.26 13:13기사원문
데일 퇴출의 이유는 두 준비된 내야수의 성장도 큰 부분
'SSG 스윕 공신' 김규성, 승부처마다 터진 3안타로 영양가 과시
4월 타율 0.310 박민, LG전 3점포·삼성전 3안타 등 쏠쏠한 방망이
2루·3루·유격수 가리지 않는 '전천후 철벽 수비'… 이범호 감독 믿음 샀다
박민-김규성, 이제는 가장 중요한 선수로 자리매김
[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에서 위기는 곧 누군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센터라인은 짙은 안개 속에 있었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김규성과 박민은 마무리 캠프까지 따라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구단은 아시아쿼터 데일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야심 차게 데려온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마저 수비 붕괴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내야가 뻥 뚫려버린 절체절명의 위기.
하지만 그 절망의 틈바구니에서 호랑이 군단을 구원한 것은, 묵묵히 칼을 갈아온 '국내파 듀오' 김규성과 박민이었다.
이제 두 선수는 벤치를 달구던 백업의 설움을 벗어던지고, 2026시즌 KIA의 운명을 쥐고 흔들 가장 핵심적인 퍼즐로 자리 잡았다.
가장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단연 김규성이다. 사실, 이번 시즌 박찬호가 빠지면서 "네가 이제 주전유격수 아니냐"라는 박찬호의 조언 처럼 김규성은 유격수 경쟁에서 가장 앞선 선수였다.
김규성 또한 작년 거의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올 시즌 타격에서 도약하겠다. 마무리 캠프에서 어느해보다 타격 훈련을 많이 했다"라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작년 국대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친 생애 첫 인사이드 파크더 홈런은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특유의 견실한 수비력과 튼튼한 몸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방망이마저 승부처에서 서서히 불을 뿜고 있다.
그 백미는 지난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치러진 SSG 랜더스와의 주말 시리즈였다. 김규성은 이 3연전에서 3개의 안타를 쳐냈는데, 이 안타들이 하나같이 승패를 직결 짓는 치명적인 '영양가'를 자랑했다. 짜릿한 역전 결승 3루타를 포함해 시리즈 스윕의 1등 공신으로 활약하며 자신이 왜 그라운드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미완의 대기'로 불리던 박민 역시 자신에게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아직 타격 기복을 완전히 지워낸 것은 아니지만, 한번 물꼬가 터지면 무서운 파괴력을 뽐낸다. 지난 4월 한 달간 29타수 9안타, 타율 0.310의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하더니, 최근 LG전에서는 팽팽한 흐름을 깨는 통렬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어 열린 삼성과의 2경기에서도 7타수 3안타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벤치의 눈도장을 찍었다.
무엇보다 이범호 감독이 이 두 명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비'다.
센터라인 붕괴 우려를 비웃듯, 김규성과 박민이 나서는 내야에는 큰 빈틈도 느껴지지 않는다. 유격수는 물론이고 2루와 3루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이들의 전천후 수비 능력은, 변화무쌍한 경기 흐름 속에서 벤치의 작전 구상을 무한대로 넓혀주는 최고의 무기다.
두 명 모두 아직 타격은 많이 아쉽다.
박찬호 만큼의 생산력을 내기 힘들지만, 적어도 수비에 대해서는 이범호 감독이 이들을 의심하지 않는다. 수비에 대한 공백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데일을 내보내기 어렵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정현창도 있다.
화려한 이름값의 스타 플레이어가 이적하고, 외인 타자가 실패의 쓴맛을 보며 떠난 자리. 자칫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던 거대한 풍랑 속에서 KIA 타이거즈의 내야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김규성과 박민.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낚아챈 이 두 명의 내야수가, 2026시즌 호랑이 군단의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창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누가 뭐라고해도 2026년 KIA의 유격수는 김규성 혹은 박민이다. 그리고 이 두명은 KIA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되어버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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