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55도 폭염에 물부족 사태까지..인도 전역 '생존 위협하는 더위'에 흔들
파이낸셜뉴스
2026.05.27 16:08
수정 : 2026.05.27 16:08기사원문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지독한 폭염으로 유명한 인도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기록적인 폭염과 심각한 물 부족 사태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파른 기온 상승과 수자원 부족,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수백만 명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라자스탄주에서는 최고 기온이 48.3도까지 치솟았고, 델리와 라크나우 등 주요 도시들도 밤낮없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 기온까지 크게 오르면서 사실상 더위를 피할 시간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습구온도'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기후 분석가 브루누 브레젠스키는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55도에 육박하고 있고,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습구온도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반영한 지표로, 35도에 근접할 경우 인체가 체온을 제대로 낮추지 못해 열사병과 장기 손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인도의 폭염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향후 수십 년 동안 더욱 치명적인 고온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구 이동과 사회·경제적 충격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폭염 자체보다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한 상황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더위는 버틸 수 있어도 물 없는 더위는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라자스탄 바르메르 지역에서는 30여 개 마을에 물을 공급하던 운하가 한 달 넘게 중단되며 주민들이 손펌프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마을에서는 가축들이 갈증으로 폐사했고, 식수 공급 차량은 관련 영상이 공개된 뒤에야 투입됐다.
도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이푸르에서는 오염된 수돗물 공급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가 이어졌고, 델리는 주요 수원인 야무나강 수량 감소와 오염 악화로 정수 시설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뭄바이 인근 비완디 지역 역시 하루 필요 수량에 크게 못 미치는 물만 공급받고 있어 주민들이 물탱크 차량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인도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러크나우의 고급 주거단지들에서는 하루 종일 단수가 이어지면서 생수를 주문하거나 저녁 식사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으로 급수 펌프가 멈추면서 상수도 시설이 있어도 물 공급이 끊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인도 정부와 지방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델리 정부는 GPS 기반 급수 차량 약 1000대를 운영하고 있고, 장기 수자원 대책도 추진 중이다. 요기 아디티야나트 우타르프라데시 주총리 역시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긴급 점검 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긴 대기줄과 불규칙한 급수 일정, 반복되는 단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계절성 폭염이 아니라 인도의 노후한 물 인프라와 기후변화 취약성이 동시에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한다. 인도 기상청은 북부·중부·동부 지역의 극심한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펀자브·하리아나·델리·우타르프라데시·라자스탄·마디아프라데시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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